이번 추석은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나의 독립에 못본척 아닌척
생일날에도 전화 한통없더니
연휴 들어가기 전날 느닷없는 전화한통...
나의 벨소리는 Blue eyes crying in the rain .. 올리비아 뉴튼존
마냥 듣고 있었는데 당췌 끊지를 않는다.
헉 남편일쎄 !!
여보떼요오 ~~~ 나야 ~~~ 근데에 ~~~(약간의 애교 들어갔음ㅋ)
추석때 애들한테 가자 그런다.
어디 식당에 나오란다. 하기사 먹는끝에 인심난다 했으니
그랴 .. 또 나가지뭐..저번의 수모는 그냥 넘어가고..
내가 원래 세걸음이면 다 잊어먹거든...
이런저런
담소를 긴장하며 이어나갔고 (언제부터인지 남편과의 밥상은 초긴장 모드 )
한참후에 나에게
\" 넌, 훌륭한 엄마였어 \"
이거 무슨 헤프닝인지 또 불안하다
여좌침석이다. 급체 할까 두렵지만 끝까지 잘 참았다.
고맙지만 그렇게 아부 안해도 되는데
\"아니 ~ 난 못된 엄마야. 원래 못된엄마가 자식을 잘 키우거든 \"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여기서 또 시시비비를 가린다.
책제목이다라고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듣는다.
에휴 ~ 내가 왜 입을 꾹 다물고 있지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건지고 아픈마음으로 돌아서야했다.
이래서 술마시는자와는 대화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까르마 (습관)에 의한 酒事는 이해불가다
각자의 집으로...
고속버스티켓은 이미 예매 되어있었고. 맘 넒은 내가 용서해야지 뭐,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약봉지 털어넣고 멀미약도 들이키고 해서
세상모르고 5시간여를 잠속에서 헤매이며 그렇게 서울에 도착했다.
근데
이상한건 남편이 술 한방울 입에 안데고 서울로 무사히 갔다는거다.
매년 주여! 주여! 고속버스에서도 술없이는 못가는 사람이....
무지하게 참는 모습을 보았다. 큰댁에 가서도.
애들 집에서도 술을 찿지 않는다.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애들이 너무 좋아한다. 모처럼 맑은 정신의 아버지와 담소를 나누고 그럭저럭
무사히 명절을 넘겼다.
울산 들어와서 갑자기 어디 방향으로 차를 몰더니
한동안 그만두었던 헬스티켓을 끊어준다.
\" 너 지금 이상하다. 운동도하고 종합병원 가보자. 아무래도 이상하다 \"
내가 이상해 보였단다. 왠일이래~ 내가 왜 이상했을까 ? 이유를 모르겠다 .
하기사 얼굴과몸은 부어있고
행동은 느리고 예전의 손빠르고 잰걸음은 어디로가고
힘들어만 연발하며 에긍거린다.
애들에게 먹인다고 육개장국 끓여놓고 늘어지고
딸내미 좋아하는 잡채 무치고 기절하고
갈비찜 해놓고선 널부러지고 .....밑반찬 몇점에 완전기절...
애들이 밥차려서 엄마를 깨우네.
앞으로도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있고( 시집,장가)
이제부터 다시 자식 돌보기에 나서야 될것 같은데
손주 태어나면 똑부러지게 키워주어야 할 터인데. 벌써부터 기운이 없다.
영원한 이팔청춘 아내 인줄 알았더니 이번 명절로 많은 생각을 하는 남편...
맑은정신으로 아내를보니
그때서야 내가 보이나보다. 힘들어 하는 아내가...
술에 쩔어 있을땐 저사람 눈엔 난 정신병자 였었다. 절규하는 아내를 정신병자로 보았던 사람.
웬일이랴 ~~~~!! 진즉에 관심 가져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