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아들에 이어 올해 봄 딸아이까지 시집을 갔다
건강에 해로운 담배도 안 하고 키도 훤칠하며 마음 씀씀이까지 잔잔한
그래서 물결 같은 품성의 사위를 만나 딸이 시집을 갔다
딸아이가 어릴 적에는 나를 따라 성당에 다녔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아마도 마음속에 품은 뜻이 기도가 되어
이뤄졌나 봅니다
딸아이는 작년 가을 집안에 낡은 TV를 벽걸이 신형으로 바꿔주더니
이번 결혼하면서 다시 또 전기세 부담이 컸던 구형 냉장고를
열효율 1등급인 신형 냉장고로 교체해주었고
엄마 혼자 무료한 시간에 인터넷 빠르게 즐기시라며 컴퓨터까지
선물해줘서 옛어르신들 말씀에 딸은 살림밑천이라 하시더니
그말이 다 맞더라구요~
딸아이가 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뜨고 있는 신혼 여행지
멕시코 칸쿤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여행지에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열흘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딸아이가 허니문 여행에서 돌아오자 시댁에 보낼 이바지 준비로 며칠을
분주하게 보냈고 그다음 신혼집 공간에 어울릴 꽃 화병이나 목각 인형등 소품을
장만해 주느라 바빴으며 그리고 그리고 그 다음~
정말 단독세대 나홀로 세대로 진입이 되었습니다
처음 변화는 집에서 밥 냄새가 거의 사라졌고
퇴근하면서 대충 저녁은 간단하게 접할 수 있는 빵이나 만두 과일등으로 해결하였고
적막한 고요속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불규칙 하였으며 또한
잠자리에서 깨는 시간도 일정치 않아
새벽에도 일어나 음악을 듣기도 하고 TV도 틀어 놓고
때로 멍청하게 아파트 베란다 넘어 그 깊은 밤 시간에 오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면서 다 어디를 향하여 저렇게 바쁘게 가는걸까 궁금해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일상 생활의 변화는 몸의 즉각적인 변화로 오기 시작하더니
전보다 물도 손에 많이 안 닿는데 손바닥에 허물이 벗어지기 시작하였고
그래서 피부과 치료도 받았으며
하루는 또 금방 쓰러질듯 심한 두통이와서 이틀이 지나도 호전없는 고통에
진통제를 한 번에 서너알을 먹어도 소용이 없기에
사무실 근처 병원에 가서 혈압도 체크하고 약처방도 받았는데
그러다 두통이 슬슬 가라 앉으니
이번에는 아랫배가 뭉치고 아파서 혹시나 염려되어 암검사까지 받았는데
검사 결과 다행히 별이상은 없음이었네요
그렇다면 이모든 신체적 아픔들이 환경의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홀로 된다는 것!
참으로 쓸쓸하고 서글픈 일이지만 그래도 나홀로
견뎌야 하는 내 몫이라 생각하고 현명하게 적응 해야겠지요~
오늘 오후
직장 근무중에 아컴의 오랜 벗
동해바다로 부터 한참만에 카톡이 왔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내겐 좋은 소식하나 없다
단지 쉬는날 빡세게 산행하는 것 외...
살면서 참 많이 느끼는게 뭔지 아니?
왠지 난 늘 이방인 같다는 것...
보고 싶구나 친구야\"
그래 15년 전 아컴의 인연으로 동해바다 너를 알게 되었을 때
우린 40대 초반의 전업주부로 아들 딸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바쁜
평범한 아줌마였지
하지만 물처럼 흐르는 세월속에 오십 중반을 넘어 걸어가는 인생길에
너도 나도 홀로인 닮음꼴 운명이 되었구나
한때는 우리의 호칭도 여보였고 마누라였고 아무개의 배우자였지만
이제 나의 호칭은 시어머니와 장모님이 되었구나
동해는 카톡 끝머리에 내가 부럽다고 했습니다
부럽기는 무슨...
직장에 다니며 깊은산 높은산 훨훨 날아가며 산행하는
네가 얼마나 멋있고 근사한지 너의 그런 자유가 나는 더 부럽단다
홀로 된다는 것
그 쓸쓸함에 대하여
누구의 외로움이 누구의 힘겨움이 더큰지 저울로 달아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남은 삶 행복하게 더불어 미소지으며 살아가기를...
PS....오랜만에 제게는 친정집 같은 에세이방에 저의 안부를 전하고
아울러 친구 동해바다의 안부도 살짝 드리우고 갑니다
힘겨웠던 지난 시절 에세이방의 인연으로 용기와 힘을 얻었던 저였기에
아들도 딸도 모두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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