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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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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법.


BY lala47 2014-05-14

계절을 가늠할수가 없다.

봄인지 여름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변덕 심한 기온때문에 잘못입고 나온 옷을 후회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 한달은 세월호와 함께 살았다.

이렇게 자식을 떠나보내기도 하는구나..

인연의 끝이 거기까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안타깝고 애통하다.

늘 가슴이 아프고 곧잘 눈시울을 적시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내게도 작은 변화가 왔다.

 

부부문제로 나를  항상 안타깝게 만드는 아들도 용서가 된다.

살아 있어서 내 속을 썩이는것이니 연연해하지 말기로 한다.

엄마에게 등 돌린 아들도 용서가 된다.

잘 살아만 주면 그 뿐이다.

자식이 살아 있다는것과 갑자기 사라지는것은 천지 차이다.

자식이 저런 식으로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내가 자식 앞에서 갈수만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다.

자식이나 세상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가 없어졌다.

그저 하루를 잘 살아넘기면 감사한 일이다.

 

며늘아이가 교육을 받으러 가는 날이라고 아이들을 좀 봐주실수 있느냐고 했다.

옆에서 윤지가 지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오신대.. 하는 소리에 야호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과 소꼽놀이도 하고 동화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

\"할머니 자고 가면 안돼요?\"
\"너 내일 교회 가잖아. 할머니도 성당 가야하고.\"

\"그럼 성당 가셨다가 우리집으로 다시 오면 안되나요?\"

\"그러자꾸나.\"

해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근처에 성당으로 가기로 하고 준비를 하는 중에 윤하가 무릎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할머니도 교회 가자. 할머니랑 같이 가고 싶어.\"

난감해졌다.

말문이 트이니 못하는 말이 없다.

어쩔수 없이 아이들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았다.

윤지는 유치부에 윤하는 유아반에 며늘아이는 본예배를 보러갔으니

당연히 나는 윤하와 유아부에 가 앉았다.

아빠랑 온 아이들도 많았다.

할머니랑 온 아이는 윤하뿐이었다.

내 덕에 본 예배를 볼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며늘아이는 신이 났다.

교회에서 윤하는 내 무릎을 떠나지 않는다.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도 아빠랑 오고 싶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왜그리 눈시울이 뜨거워지는지....

윤하를 꼭 안아주었다.

 

주일 오후까지 아이들과 보냈다.

돌아올 차비를 하니 눈치 빠른 윤하가 안돼를 외친다.

가지마! 가는거 싫어!

아쉬워하는 아이들과 주차장에서 헤어지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할머니 곧 다시 올게.

 

이 모든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주어진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