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마누라. 짧은 2월이라서인지 더 빠르게 지나간 것 같네요.
또 하나의 큰일을 해내느라 힘도 들고
바쁘기도 했지만 보람된 2월이었네요. 고생 많았어요.
이렇듯 좋은일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막바지에 너무 마음아픈일로 2월을 마무리하게돼서 많이 안타까워요.
마음 굳게먹고 계시는 동안 최선을 다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라도 찾아요.
모든걸 생각하면 더 마음아프니까요. 많이 후회는 되겠지만 최대한 줄이는데 힘써 보자구요.
희망의 계절 봄 3월엔 더 건강하길 바래요. 사랑해요.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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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매달 첫 날 남편에게 메일편지를 받는다.
오늘 아침도 편지가 날아와 있었다.
친정아버지 일로 마음 아파 하는 내게 위로의 말을 남겨놓았다
병원에서 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 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며칠을 허둥대는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마음이
많이 아팠을것이다.
달력을 뜯어내며 가슴이 쿵 떨어진다.
날이 가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3월이다.
3월 중순경에 개나리가 필 거라는 예보가 있고
어제 부산에 연결한 청취자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분명 3월은 꽃피는 계절이다.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그러나 봄이다.
3월은
칙칙한 세상을 연둣빛으로 색칠할 테고 분홍 노랑으로 칠하며 세상을 밝게 만들 것이다.
3월 첫 날 받은 사랑의 편지에 담긴 마음처럼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