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부 지방이라 김장은 좀 늦게 담궈요.
하기사 김치 냉장고가 있으니 그것도 옛말이겠네요.
김장한지가 일주일 되었어요. (11.30일)
남편이 질러버렸지 뭡니까.
절임배추 3박스... (약 25포기)
퇴원해서 얼마 안되어 아직도 어지럽고 힘도 없었는데여~
걍 힘이 화악 빠져버려 한숨만 나오더라구요.
나보고 아무 걱정도 말라는 거예요.
자기가 담근다고. 기가 차지요. 김장을 아무나 하나요 ??
왜케 여성호르몬이 넘쳐나는지 .. 그랴 ! 즐기게 해주자.
우선 김치소 만들 야채를 사오라고 시켰어요. ㅋㅋ
무우 , 배, 갓, 청각, 등등 각종야채... 그리고 굴, 조기. 생새우등등
장보는라 힘빠지겠지만 냅뒀어요.
응차,응차 하면서 집으로 실어나르네요.
에고 허리야아 !!~~~~ 이게 누구의 끙끙거림인가요 ??
이거 제가 늘 하던 단발마의 비명소리였었는데.
저, 가만히 있었어요. 아니 드러누워 있었어요. 병원생활에 탄력이 붙어
집에서도 환자인거 같은 느낌에 꽁꽁 앓고 있었고요...
에혀!! 그래도 이 여자가 나서야지요.
야채부터 손질하고 이거저거 씻을거 다 씻어 놓았는데.
김장 담그다던 남자가 없어졌어요. 테니스장으로 또 도망갔어요.
헉 !! 이일을 어쩌면 좋은가요. 무우 채썰야하고 (개인적으로 채칼을 안씁니다 )
에라 나도 모르겠다. 절임배추는 건져서 물빼기 작업으로 들어 갔고요.ㅠ
할수 없이 그냥 기다렸어요. 이남자 거나하게 한잔 걸치고 들어오네요.
큰 함지박에 두손 걷어부치고 채칼에 무를 걍 갈아대네요.
\'아직도 그대는 내사라앙 ~~~ \' \'당신은 모르실꺼야 아 ~~` \' 노래를 흥얼거리며
얼렁뚱땅 야채를 다 장만하네요. (원산 폭격자세로 칼질을 합니다 )
무를 곤죽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그래도 어떡합니까. 칭찬과 동시에 모란이
김장속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입이 쓴지라 모든 음식이 쓸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버무리기에 들어갔어요. 애들에게 보낼거 버물고 나니 팔이 후덜덜...
장갑 벗어 버렸어요. 아~ 힘들고 어지럽고. 이건 정신력으로도 아니되고.
그길로 저는 꿈길로 간 모양입니다.
비몽사몽 들리는 소리 ,
에고고 ~~~ 에고 허리야아~~~
그래도 잠에서 못깨어난 나는 푹 잘잤습니다.
일요일아침에 보니 싹 다해 놓았네요. 뒷처리까지요~ㅋㅋ
그동안 말없이 맛있는 김장김치 제공 해준 아내의 수고를 느꼈으면 은총이고
아니면 말구여~
다다음날 이웃에 아는 동생들에게 남편이 김장김치 담았으니 맛에 대해서
논하지 말고 무조건 맛있다고 하거라이 ~~~ 해가며
나눠 주었어요. ㅋㅋㅋㅋ
내년에도 또 한번 그렇게 김장김치 담그게 할까요 ?
올해 끝자락에 재미 있었던 얘기 올리네요.
얼마나 싱거운지 벌써 익었어용 ............
\"언냐, 과메기에 딱 먹기 좋았어 \" 하는 친구...
\"언냐, 보쌈에 딱 이었어 !\" 하는 친구...
그냥 먹기에만 괜찮았던 올해 김장은 이렇게 끝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