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다 해냈구나.
일년 중에서 가장 홀가분한 기분이다.
10월 행사도 마쳤고 겨울 수련회는 아직이고
어깨며 팔다리가 나잇값을 하는지
온통 뻑적지근하다.
어깨에 가마니 쌀을 짊어지고 섰는 기분이다.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끄응...\"하는 신음이 절로 나온다.
꼭 엄마 살아 계실 때 듣던 소리같아
웃음이 절로 나올 때도 있는데
나도 이젠 두 외손녀의 할머니지......ㅋㅋㅋ
잠시 잊고 살았구마.
딸들을 앞세워 여행사를 둘러보면서
세상은 참 좋은 곳도 많고
가 보고 싶은데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
나이 더 들기 전에
다리 힘 빠지기 전에 다른데 좀 덜 쓰고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일년 행사를 치루면서 나오는 특별 보너스를 모으고
여름 휴가비까지 보태면
부부가 일주일 정도는 다녀올 수 있는 경비가 된다.
아주 비싼 여행지 말고 적당한 곳으로 정하면
밥 안해도 되고 집청소 안해도 되는
일주일간의 호사를 누릴 수 있을거 같다.
나이가 더 들고 만사가 귀찮아 지는 나이가 되면
가보고 싶어도 못 갈 것 같고
휴가비는 오로지 휴가 떠나는데로 돌리자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잘 될런지 모르겠다.
세상 일은 언제나 예고없이 터지니
중간에 목돈 들어 갈 일만 안 생긴다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라고 본다.
일상탈출에는 여행만한게 없다고 본다.
국내여행은 2주마다 있는 휴무날로 돌리고
일주일 휴가 기간에는 큰 맘 먹은 곳으로
경비를 아껴서 장거리 여행을 다녀 오고싶다.
여행지에서 쇼핑은 가급적 피하고
오로지 여행만을 위한 여행을 꿈꾼다.
쇼핑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겠지만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에는 아직은 여유가 부족하다.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즐거움을 낚자는 주의다.
원대한 꿈에 소박한 바램을 보태는 중이다.
가을이 더 깊어져 추위가 닥쳐오기 전에
홀가분하게 떠났다가 돌아오는 꿈을 꾼다.
여행 후 일년을 울궈먹고
또 몇 년을 되새김질하며 행복해하는 상상을 한다.
긴장의 끈를 다 끊어버리고
남편하고 신혼으로 돌아가 보는거다.
평소에 못 하고 살았던 속의 이야기도 나누며
낯선 나라에서 일주일 간의 행복한 여행자가 되어 보고
백만스물일곱번을 일어나는 오뚝이로 살려면
내가 나한테 대접을 해 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