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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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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BY 새우초밥 2013-09-17

 

 

 

   어느 공원의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에 묻어버린 텅빈 철제 벤취가 혼자 외로움에

   몸부림칠것 같았던 지난 일요일 새벽,

   나를 비롯한 온 가족들은 새벽 5시30분에 마침 서울 친구집에 여행중인 여동생을  

   제외하고 남동생 부부,조카들 엄마들과 바람 한 점 없는 어둠 새벽을 뚫고 추석 벌초를

   위하여 시골쪽으로 출발을 했다.

   시골에 거주하는 삼촌이 시골에서 벌초를 관장하기에 사촌들과 전부 모이기로 했다.

   어둠이 내려진 새벽의 거리는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르겠지만 밝은 아침으로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시절부터 자주 다니기에 눈에 익숙한 남해고속도로쪽으로 접어드는것과 동시에

   하늘을 보니까 어디에선가 날아 온것 같은 비행기 한 대가 공항으로 내리고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있는 조카에게 비행기 날아온다고 말했지만 아이의 눈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보다보니 비행기는 이미 착륙하고 말았다.

 

  한참동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떄 멀리 보이는 산들이 아침 안개에 묻혀 잠든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구름을 뚧고 올라오는 태양이 아침의 서막을 여는지 조금씩 오른쪽으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떄 문득 생각나는 과거의 필림같은 기억이 하나 떠 올랐다.

 

  10년전 낚시용품 장사하는 친구 차를 타고 3박4일로 전국 일주를 하고 있을때 전라도

  여수에서 일박하고 아침에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쪽으로 한참 달리고 있을때 그때도

  마침 아침이 막 깨어나는지 아침을 비추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마치 카메라의 역광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였다.

 

  1시간30분을 달려 고향에 도착, 이제는 공기가 맑은 길 양쪽으로 포플러나무들이 일렬로

  줄지여 서 있는 시골길을 달린다.

  어린시절에는 자갈길이였던 신작로는 포장길로 바뀌었을뿐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7시30분에 도착하니 삼촌은 성격이 급한지 먼저 올라가시고 곧이여 사촌들이 도착 따라갔다.

  물론 나는 투석 때문에 오른팔이 좋지 않기에 남아있었다.

  휴개소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먹었기에 조용한 시간에 집안에서 머물 수 있었지만

  마침 삼촌네 화장실 교체중이라 냄새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시골 집 동네를 보면 마을 양쪽으로 밀양으로 넘어가는 24호선 국도가 있다.

  어린시절에는 윗 마을에서 살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삼촌네는 아랫 마을로

  집을 짓고 그쪽에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서 한적한 2차선의 국도 24호선은 추억을 이야기하는 과거의 아련한

  짠한 마음과 같다.

  어린시절부터 눈이 내릴때나 비가 내릴때나 그 길을 두 다리로 흔적을 남기고 다녔으며 

  자전거에 익숙할때는 할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그 국도 20호선을 왕복하며 살아 온

  유년의 추억이 살아있는 곳이다.

  그리고 한때는 어린시절 시골버스가 1시간에 한번씩 올라오면서 정류장에 멈추면

  혹시 부모님이 오시는것 아닌지 반가운 사람이 그 버스안에서 내리는것은 아닌지

  시간과 친구가되어 애타게 기다리던 그 길이 그 시절에는 동네 길로 보였지만

  그 길은 그래도 국도 24호선이다.

 

  마침 집 앞 창고에 온갖 농기구부터 마늘포대등 창고안의 모습이란 만물상의 모습이다.

  자전거 한대가 보인다.

  시계는 아침 10시지만 시간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것 같았다.

  자전거를 몰고 나온다.눈감아도 익숙한 시골길을 왕복하고 국도쪽으로 나온 나는

  예전 시골집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지금은 문이 닫혀진 시골길을 대문위로 살짝 보았다 40평의 마당은 이미 잡초가 나의

  키만큼이나 자랐고 어린시절 눈이 내리거나 한 여름에 폭우가 솟아지면 앉아서 바라보는

  대청 마루와 집은 문이 열린채 과거의 시간속에서 멈춰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는 과거의 시간속에서 아이가 되고 문을 열고 나오면

  현재의 시간속에서 청년이 되는 현실에서 나의 과거의 시간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마당 한쪽 우물가에는 석류나무 한 그루가 존재한다 어린시절 석류가 열리면 한번

  먹어보고는 신맛에 한번도 찾지 않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석류나무는 열매가 열리지 않고

  우물을 지키는 유령처럼 서 있을뿐이다.

  시간은 10시30분, 간간히 국도 24호선, 나에게 있어서 시골 길인 그 길에 가끔 차량들이

  왕복하지만 시간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것 같았다.

  조카와 손을 잡고 시골 길을 걸어간다 어린시절 나도 이 시골 길을 얼마나 걸었는지

  그때는 큰 도로가 작게 보이고 조카의 눈에 보이는 그 길을 나중에 기억할 수 있을지

  12시 넘어서 벌초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점심식사는 전형적인 시골풍 추어탕이다.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던 추어탕이기에 나의 입맛에는 금상첨화라고 할까.

 

  점심식사를 마치고 작은 할아버지가 입원해계시는 차량으로 5분만 가면 보이는 대형

  요양병원으로 갔다.

  작년처럼 뵙고는 이번에는 그 국도 24호선을 따라서 밀양으로 넘어간다.

  산을 몇게 넘고 넘어 달려가면 밀양군 청도면이라는 동네에 도착하고 그 동네에 가면

  아버지 바로 밑 여동생, 큰 고모가 거주하는 동네가 있다.

  나는 20대시절부터 자주 찾아뵈었기에 그 동네 지리를 잘 알고 있다.

  집 앞까지 들어가서 오랜만에 사촌과 고모를 만나보니 불과 2~3년만에 뵈었는데도

  시골 생활이 너무 힘든지 고모의 주름은 더 늘었다.

 

  사실 고모를 힘들게하는 사람은 따로있다.

  다리가 아픈 사촌을 제외한 나머지 사촌들을 보면 여자 사촌은 현재 아주대병원에서

  교수로 나머지 동생들도 잘되어 있지만 사돈 할머니의 성격 때문에 고모는 많이 힘들다.

  3년전 고모부가 돌아가시고 생활이 변할 수 있지만 올해 연세 93세이신 꼬장꼬장한

  사돈 할머니는 좀처럼 타협을 모르는분이다.

  고모 연세 70이 가까워오면 당신 생신때 시내 나가서 잔치하자고 하여도 굳히 집에서

  고모가 음식 장만하게 하고 다른것에서도 힘들게하시는 사돈 할머니,

  항상 밝게 웃음을 보이는 같이 사는 고모보다는 당신의 딸 생각을 먼저 히신다.

  3시간동안 있다가 나올때 고모는 창고안에서 큰 늙은 호박을 챙겨주실때 나의 눈을

  의심하는 고모의 움직임을 보았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으면 앉았다가 일어날때 나이든 어르신들이 고생을 너무 하면

  걸어갈때도 허리를 반쯤 숙이고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모거 허리를 세울때

  한번에 바로 세우지 못하고 천천히 올리는 장면에서 문득 그 모습이 떠 올랐다.

  혹시 시간이 더 지나면 고모도 그런분들과 같이 되는것은 아닌지 마음이 짠하다.

 

  시간이 가면 마음이 더 편안해야 하는데도 더 힘들어지는것을 보고 있으면

  시간은 고모편이 아닌것 같다 그리고 사돈 할머니의 시간이 사라지면 그때 고모가

  편안해질지 고모가 너무 시간에 쫓기는것 같아서 부산으로 내려오면서도

  나의 마음은 석양속으로 지는 해의 마음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