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히 TV앞에 앉아 있다.
\'전하! 새로 사신 스마트폰이 3G로 바뀐다면서요?\'
임금님은 화를 내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다.
3G로 바뀌는건 나쁜거구나.. 혼자 막연히 생각한다.
\'리얼리?\'
\'올라잇\'
요것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에 밧데리를 갈아 끼울때마다 3G를 허용하겠습니까 라고 묻는다.
허용을 눌르던 습관을 바꾸어서 차단을 눌러보았다.
3G로 바뀌는건 나쁜거라니깐.
이건 왠걸..
갑자기 카카오톡이 차단되고 인터넷이 차단되었다.
나쁜게 아닌가보다.
밧데리를 빼고 다시 끼우면서 허용하니 제발 원상복귀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늙은이가 혼자 살기엔 참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물어볼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만사를 혼자 해결해야한다.
며늘아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집에 와서 일박을 하고 갔다.
전화를 받고 마트에 가서 아이들 먹거리를 사면서 행복했다.
우유.. 바나나.. 오렌지쥬스..복숭아.. 포도.. 과자..
아이들이 좋아할것들을 골라 담았다.
볶음밥을 만들었다.
표고버섯은 왜 이리 빨리 불지를 않는거야.
겨우 불은 표고버섯을 잘게 썰었다.
새우도 아이들이 먹기엔 좀 큰것 같아서 반토막씩 잘랐다.
햄이랑 당근도 잘게.. 양파도 잘게..
갈아놓은 소고기도 쬐끔 넣고..
더위에 가스불 앞에 서지 않던 내가 손녀들 출동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아이들은 잘 먹었다.
\'와.. 마늘 장아찌다. \'
윤지는 마늘장아찌와 볶음밥을 열심히 먹는다.
윤지는 복숭아 세개를 거뜬히 혼자 먹고 윤하는 포도 한송이를 끼고 앉았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는 행복했다.
\'할머니 집은 왜 이렇게 좁은거야?\'
또 묻는다.
그러게..
대답이 궁색하다.
윤지는 과자를 먹으면서 오렌지쥬스를 요구했고 윤하는 우유를 마셨다.
아이들을 씻기고 에어콘이 있는 작은 방에서 세식구를 재웠다.
고단한지 아이들을 곯아떨어졌다.
오랫만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아침은 나가서 설렁탕을 먹었다.
\'할머니 금방 다시 올테니까 기다려요.\'
가면서 윤지가 그렇게 말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귀한 손님 맞이를 한셈이다.
아이들이 어질러놓은 집안에 청소기를 돌리고 씻고 난후 낮잠을 청했다.
피곤하다.
손주가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이 생각나 혼자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