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을 새로 짠다고 하네유.
아들 책가방 무게를 줄여주는 차원에서 교과목 수를 7과목으로 줄이라네유.
그 땜시 샘들 기싸움이 시작됐구만유.
자리를 지켜내려고 그야말로 신경전이 대단혀유.
자신의 과목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원치 않게 다른 학교로 가야 하거든유.
자리가 많아서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면 좋지유.
허지만 다른 학교도 사정을 같아서 과목수도 줄여야 하고, 교사수도 줄여야 하는 판여유.
그러니 눈 부릅뜨고 밀려나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쓰는 거지유.
장감도, 담당자인 교육과정부장도 어쩌지 못하고 눈치만 봐유.
다들 모여서 회의를 혔어유.
것도 네 번씩이나유.
6교시에 음악실에서 회의를 한다고 쿨메시지가 왔어유.
얼른 시간표부터 봤네유.
그런 시간에 수업이 있으면 딱이잖아유.
횡재한 것이지유.
헌디 수업이 없으면 울상이구만유.
쉴 수 있는 시간에 맥없이 붙들려 있어야 하잖여유.
다행이 지는 횡재했어유.
아들은 자율학습을 하라고 방송으로 전하더만유.
그리고 음악실에 모였지 않았겄어유?
1시간 내내 머리를 모아도 좁혀지지 않자 투표로 결정을 혔구만유.
사회과가 걸렸네유.
이젠 끝났구나 하고 일어났어유.
근디 다음날 시끌벅적혀유.
결정으로 원치 않게 학교를 떠야 할 샘이 문제를 제기헌 거여유.
근무 년 수를 가지구 딴지를 건 거여유.
감원을 해야 할 경우 근무 년 수가 많은 사람이 가게 돼 있다 이거여유.
교과 시수냐 근무 년 수냐 가지고 티격태격 하다 투표해서 결정을 혔는디 밀여유.
다시 쿨메시지가 왔어유.
6교시에 아들은 자율학습 시키고 회의를 하기로 혔다구유.
지들이야 수업 안 하니께 좋지유.
마침 수업도 있더라구유.
얼씨구 혔어유.
다시 투표를 혔어유.
그려 이번엔 체육과를 줄이기로 결정을 보았구만유.
근디 공교롭게도 해당 샘이 출장이었어유.
당연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겄어유?
사람도 없는디 그게 무슨 도리냐구유.
그려 다시 회의를 하기로 혔어유.
이번엔 정규수업을 끝내고 직원회의실로 오라나요?
6교시에 하려니 아들을 팽겨쳐 놓고 밥그릇 싸움 하는 게 찔렸던 모양여유.
6교시 후 다들 직원회의실에 모였어유.
같은 얘기만 맴맴 돌뿐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유.
그렇게 3시간을 끌었어유.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났지유.
잠시 쉬는 시간을 갔자고 하더만유?
지는 그 틈에 슬쩍 빠져나왔구만유?
있어봐야 시간 죽이기밖에 더 되겠어요?
그렸는디 지 같은 샘이 반은 된 모양여유.
절반 정도의 샘들이 남아서 더는 트집 잡지 않기로 다짐을 하고 다시 투표를 혔대유.
그렇게 투표를 한 결과 사회과로 결정이 났다하더만유?
그렸는디 또 아침에 본교무실이 시끌시끌혀유.
받아들이지 못하겄다는 거였지유.
결정적인 순간에 그 샘도 거기 없었던 모양여유.
아들로 하면 땡땡이 친 거지유.
장감도 다 남았는디 갔으니께유.
그려도 지가 불리해지니께 앞뒤 안 가리더만유?
전교조 샘을 대동해서 교장실까지 찾아갔다 하더만유?
아침 수업 전인디 직원회의실로 모이라는 방송이 나오더만유.
모여서 논의한 끝에 전날 저녁 대여섯 시간에 걸쳐서 결정한 것을 없던 걸로 하고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혔어유.
그려 체육과 샘이 졌나봐유.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 모양이더라구유.
그려도 체육부장인데 그 체면에 세·네 번씩 뒤집는 걸 겪으면서 보기에 그렸던 모양여유.
그 샘 1년 전에 만기가 돼서 내신 내려는 것을 장샘이 잡아 유예한 것이 되려 화가 됐구만유.
속으론 억울할 거구만유.
웃기지유.
실컷 회의해서 결정하고 뒤집고, 또 결정하고 뒤집고,·······.
아마 지라도 그랬을 거구만유.
이길 때까지 뒤집어야지유.
그것도 살아남는 방법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