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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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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쪼순 여사의 콩당일기-기생점고(?)-


BY 한이안 2013-08-13

어젠 회식이 있었구만유~.

장감도 모시는 자리였어유.

나름대로 계획을 세웠어유.

무심 여살 난처하게 할 계획 말여유.

회식자리에서 먼저 나서서 교장 샘께 술을 따르기로 했지유.

글면 여샘들이 따라하지 않겄어유.

지가 그려도 무심여사 빼면 서열 상 두 번 째인데 말여유.

선배 뒤 따르는 게 후배들 아닌감유?

늘 그러니께유.  

장감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맘은 다들 똑 같구만유. 

지가 그걸 이용하기로 했지 않았겄어유?

무심 여사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더라구유.

이미 무심 여사가 술 따르는 것을 무지 싫어한다는 이야기도 흘려놨거든유.  

(지가 말 안해도 이미 알고들 있을 거구만유?  

회식자리에서 술 따르는 일이 거의 없으니께유.) 

아마 장감의 귀에도 들어갔을 거구만유~?

그런 건 애쓰지 않아두 사람들이 잘도 날라유. 

 

계획대로 지가 먼저 일어났어유.

지가 잔들고 다가가자 교장샘 입이 헤 벌어지는 게 보이더라구유.

여자라면 웃음부터 헤 하고 흘린다니께유~.

특히 젊고 예쁜 여샘들 앞에서는 말도 못혀유.

침을 흘리지 않는 것만두 다행이라니께유.

집에 마나님이 있어도 소용이 없어유.

남자라 이거지유.

아니나 다를까 지가 자리로 돌아가 앉으니께 여샘들이 차례로 일어나더라구유.

마지막으로 무심 여사만 남았어유.

근디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더라구유.

눈치보다 일어날 줄 알았는디 말예유.

속으로 은근히 부아가 치밀더라고유.

그래 술잔 들고 여샘들과 건배만 외쳐댔어유.

헛방 날린 맘이 맘이 아니더라구유.

무심여사~, 돌맹이보담도 더 차갑고 싸늘하다니께유~.

그러더니 그 일을 두고 기생점고 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고 다니는 모양여유.

그 말이 지 귀에 들어오는디유, 지가 얼마나 열불이 났겄어유.

지를 포함한 여샘들을 모두 기생으로 보았다는 거 아녀유.

그래도 할 말이 있어야지유. 꾹꾹 참았지유.

그래 집에서 남편 앉혀 놓고 욕을 바가지루 해댔어유.

남편도 지 장단에 맞춰 욕을 씨부리더라구유.

그래 봐야 허공에 던져져 사라져간 욕들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유.

그래 오늘 맴이 편치 않구만유~.

잘들 있어유~. 지는 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