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갔다 첫애 낳던해가 어제 같은데 그세 딸아이도 부쩍 자라 학교에 들어간지 2년 올해 가을이면 막내아이가 입학을 하다니 그러고 보니 내가 이 미국땅에 정착한지도 11년하고 7개월이 지났으니말이다 .... 아가들이 어렸을땐 이 줌마싸이트에도 부지런히도 글도 올리고 이글 저글 엿보며 댓글도 달고 몸은 바빴지만 마음의 여유도 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나에게 너무나 소홀했던 탓인지 몸도 아프고 여유도 없어지고 작은일에도 소심하게 구는 삐순이가 되었다
이곳 미국중동부에서도 봄을 앞두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젠 고만 내릴 법도 한데 잊을 만하면 내리는 눈이라 이곳의 봄은 영 세침한게 아니다
영어도 이젠 10년이 지나 그런가 과자 사먹을 정도가 되고 운전도 벌벌벌에서 음하는 정도가 되서 아이들의 기사노릇을 톡톡히 하니 남편의 잔심부름이 꽤나 늘어 요즘은 슬슬 꾀가 나기 시작한다
툭하면 \" 응 하니 변호사 사무실 들려서 세금보고서에 싸인좀 받아다 가져다줘\"
\" 은행에서 현금 좀 찾아줘 \"
\" 아 지갑을 두고 왔네 오피스로 부탁해 \"
\" 아 안경을 두고 왔네 가져다 줘 \"
같이 가기 싫어 하는 막내에게 빌다시피 달래 가려면 진짜 진이 다 빠지고 내가 이럴라구 미국까지와서 사나 싶은게 인건 완전 개인비서다
게다가 딸램이는 \" 엄마 도시락 물병이 세서 다시 도시락 갖다줘야해 \" 라고 학교에서 전화가 오질 않나
큰애 아들놈 은 \"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 바지 엉덩이 터졌으니 바지를 가져다 주세여 \" 라고 보테니
아 도데체 미국에서의 엄마의 삶은 우와하고는 전혀 거리가 멀다 이건 운전신부름에 객사하겠다
미용실에 가본지가 1년.... 작년에 8년만에 한국에 다니러 갈일이 생겨 친구에 손에 이끌려 파마를 드디어 하셨으니 이름하여 디지털 파마 나는 행복한 나머지 한물갔다는 그파마였으나 가리지 않고 파마 기계에 내 머리를 맘껏 맡겼다 아직도 파마가 아까와 귀신처럼 치렁 치렁 못 자르고있다 ... 물론 미국에도 청담동 누구처럼 잘 하는 헤어샾이 있겠지만 내가 사는 이 시골에는 그런 가위손이 없다 가격은 또 인권비가 비싸서 혀를 내둘룬 가격에 실력은 정말 아니시니... 한국사람이 하는거랑 천지차이가 난다
아 내시간은 어젠나 돌아올까 돌아오는 주말에는 모두를 피해 마트로라도 탈피를 해봐야 할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