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전부터 남편이 시골의 땅을 알아보느라 혼자 분주하다
우리가 노후에 살 곳을...
인터넷으로 자기가 찍어 놓은 몇 군데를 알아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인에게도 알아보라기에 전화 통화를 해 보았다
지인이 자기 남편과 알아보고서 나름대로 몇 군데 물색을 하여 연락을 주었는데 내 남편은 워낙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이런저런 말로
내 기분을 상하게 한다
내가 궁금하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자기 혼자
묻고 대답하면서 벌컥벌컥 소리를 지르며 탓은 다 내게 하니 말이다
그 옆에서 그냥 다 듣고 있다보면 홧병이 나서 죽을 것 같아
일단 그 자리를 피했다
그들은 그곳이 고향이고, 지금도 살고 있으니 아무래도
외지인인 우리에 비해 정보가 많을텐데 기껏 알아봐 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도 없이 이런저런 말로 트집만 잡는다
아니, 그럴꺼면 왜 나한테 알아보라는 말은 했는지
자기가 다 알아서 하면 될 것을....
에구 이러다 과연 남편 말대로 시골에 가서 살기나 하려는지 싶다
무엇이든 안 좋은 건 다 내 탓을 하니 이거야 원
아니, 내가 시골에 가서 살자구 하길 했나
뭐 땅을 사라구 하길 했나
그저 안 된 건 다 내 탓이다
시골에 가서 살아보기도 전에 내게
\"당신은 시골생활을 너무 감상적으로만 생각한다는 둥,
당신같은 사람은 시골에서 살 수 없다는 둥\"
듣다 보면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그와 살면서 꼭 돈과 관련된 부분에서 내 자존심을
여지없이 뭉갤 때가 많다
아니, 돈이 많으면 그게 자기 돈이지 내 돈인가
내가 그 돈을 달라구 하길 했나, 어쨌나?
나보고 자격지심이라더니 자기야말로 자격지심이 아닌가?
자기 생각이 마치 내 생각인 것 처럼 말을 해 놓고는
내가 그걸 논리적으로 따지면 소리만 벌컥 지르며
내 입을 막아 버린다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내 할 도리만 하고 사는 나를
노다지 걸구 넘어지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에휴,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꼭 땅 샀다 팔면 그게 몇 배로
뛰나 뛰길....
거기까지가 자기 복인걸 ㅉㅉㅉ
에휴, 누구 탓을 하리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