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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이 과연 맞을까?


BY 달꽃 2013-01-16

 

 

내 생각이 과연 맞을까?

 

아침이면 추워 몸을 한참이나 움츠렸다가도 눈이 쌓여있는 먼 산을 생각하면 벌떡 일어나진다. 고성은 눈이 잘 안 온다. 작년 12월엔 몇 년 치 눈이 몽땅 내렸다. 걸을 때 들리는 뽀드득 소리가 귀를 간지럽혀 하루를 깨운다.

자전거바퀴가 딱 얼어버린 것 같은 추위지만 즐기며 힘차게 나아가니 저편 깊숙이 숨어있던 사연이 고개를 쳐든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가라는 듯이..

 

세월이 참 빠르다. 작년 이맘때는 겨울방학이라 아주 우연히 개인과외를 하였다. 학생은 서른살이 좀 넘은 아가씨였다. 엄마의 부탁으로 걱정이 됐지만 학생은 오래전부터 나를 아는것처럼 더 좋아했다. 학생은 나이 값을 못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 머물러 그 시절에 유행했던 노래, 춤, 연예인을 떠올리며 보인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혼자 말을 했다. 분노가 일어나거나 본인 맘대로 안 되면 욕을 하고 막말을 하고 울고 웃고 감정을 마구 쏟아냈다. 미친년 널뛰듯이....

 

내가 만났을 때는 정신병원 약을 먹고 엄마하고만 소통을 했는데, 딸은 그렇다 치고 엄마가 더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치료보다는 집에서 데리고 나가기를 원해 학교처럼 매일 집으로 가 읍에 있는 댄스학원에서 수업 2시간 받고, 점심을 먹은 후에는 다른 프로그램을 했었다. 대부분은 과거에 머물러있는데 음식을 먹을 때, 음악이 나올 때는 현실로 돌아와 뚱뚱한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길은 순식간에 무대가 되고 춤을 추었다. 아주 행복해하고 좋아했다. 사람들이 힐끗힐끗 보면 얼른 동작을 멈추게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곤 했다. 2시간 댄스수업이 끝나면 맛있는 점심 고르는게 학생에겐 큰 기쁨이었다. 그날도 좋아하는 분식집에를 갔으며 빈자리가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안 들어가려고 해 추운겨울인데도 우린 바깥에 있는 파라솔의자 앉았고 손님들은 우리를 보며 한 마다씩 하고 지나갔다. 그 말들이 “참 자기들 생각을 확신하는구나!” 물어보면 정확히 알 것을... 맞는 답이 없었다.

요리를 기다 릴 동안 4팀이 우릴 봤는데 “안에 자리가 없나봐. 다른데 가요” 하며 가고 또 다른 팀은 “이집은 유명해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해. 우린예약을 해서 들어가도 되지“ 하며 들어가고 또 한 팀은 할머니와 딸? 같은데 ”안이 더워 나와서 먹나봐!“ 하며 ”난 추운건 질색이야“ 하며 들어가고 남자2명 ,여자3명인 팀은 우릴 보더니 ”포장해가려고 기다리나보다, 얼마나 맛있으면..“ ”들어가서 먹어보고 나도 싸가야겠다“며 한마디씩 하고 가는데 참 어이가 없었다.

나도 저들처럼 나의 생각이 맞다고 확신하며  살았으니 “참 어리석었다!”고 깨달은 순간 40년 시간이 멍해졌다.. 학생은 요리가 나오자 ”이모 어서 먹어요.“ 하며 연신 입에 가져다넣고 몽글몽글 연기 속 떡복이가 추운 몸을 녹였는지 활짝 웃으며 젓가락을 주었다.

우동을 먹었지만 나의 섣부른 생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오해하고 또 간접적인 상처를 줬을까? 싶으니 맛있는 우동이 한참이나 목에 걸려 쾍쾍 거려야했었다.

 

그 후로 생각을 확인하기 전에는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가능한 상대방의 생각을 꼭 짚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논 위로 작은 새들이 푸드득 하며 솟아오른다. 너희들 어디로 날아가니? 물어보지만 대답이 없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는 거겠지!\"또 생각이 떠오른다. 아닐까?

“맞아요, 참 따뜻했어요!” 라는 대답듣기를 바라며 생각을 비우려고 더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