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뉴스에는 빠짐없이 물가 이야기가 매일 오른다.
태풍 후유증과 명절이 겹쳤으니 물가가 만만치 않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명절과 아무 상관이 없어진 시점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다.
일곱시 뉴스와 아홉시 뉴스 레퍼토리가 같다.
채널을 돌려보아도 방송사마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치장을 빠져나간 남자는 무슨 영웅이나 된줄 아는지 기자들 질문에 따박따박 대답도 잘 한다.
자세한건 다음에 말해준다나 뭐라나...내참...
거기다 대고 질문을 하는 기자나 방송에 내보내는 언론이나 다 같다.
모든것이 호기심 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자 이야기들..
그 또한 관심 일위일수 밖에 없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뒤늦은 사과...안타깝다.
정치인은 정치인 다워야하거늘...
돈 먹고 물러나는 사람은 변함없이 많고 왕따로 자살하는 아이들은 언제나 없어질래나..
성범죄는 누구 말마따나 사창가를 없앴기때문일까..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뉴스를 또르르 외울 지경이다.
며칠전 어느 사람으로 부터 불쾌한 일을 당했다.
화해를 하고 싶은 상대라면 꼬치꼬치 따지겠지만 별로 화해를 하고 싶지 않아서 묻어버렸다.
묻어버리려니 편치는 않았다.
머리속을 비워야 하겠기에 혼자 나가서 영화를 두편 보았다.
오산 시네마는 텅텅 비어있었다.
\'피에타\'의 관객은 나 혼자였고 \'간첩\'의 관객은 나말고 한쌍의 젊은이가 있었다.
\'피에타\'는 연기력과 작품성의 칭찬이 많은 영화지만 너무 어두워서 내 기분을 상승시키지 못했고
\'간첩\'은 재미있게 보았다.
오늘도 하루가 간다.
책상위에는 스님이 보내온 원고가 기다리고 있지만 몇장 읽다가 그만두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한다는 설명을 했건만 무작정 원고가 도착했으니 어이가 없다.
내용은 스님답지 않게 도발적이다.
스님이 왜 섹스를 이야기하는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는 답지않은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컴퓨터를 모르시는 스님이 삼백오십장 자필 원고를 날더러 워드를 쳐서 파일을 만들어 달라고하신다.
내가 왜... 의아했다.
한번밖에 본적이 없는 스님이 그런 부탁을 한다는것도 이상한 일이다.
소개한 의사선생의 허풍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출판을 도와달라지만 그 또한 그러고 싶지가 않다.
손가락 관절염으로 내 글도 잘 못쓰는 형편이니 거절할 생각이다.
오늘을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직도 터득하지 못했지만 싫은것은 싫다고 분명하게 이야기 할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