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결혼기념일은 우리 부부 둘 다 잊어버렸다.
세미나준비로 날마다 바삐 돌아치느라
시간이 이렇게 지나 버린 줄도 몰랐으니까.
당일 둘째가 문자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기념일도 모르고 지나버렸을 것 같다.
기념일이라면 악착같이 챙기는 난데....ㅋㅋㅋ
기념일이 지나고 작은 택배가 왔다.
둘째가 보낸 듯 한데 겉모양이 책 같았다.
엄마 읽으라고 책을 사서 보냈나보다....
그런데 포장을 뜯어 본 결과
세상에 둘도 없는 앙증스런 책이 나왔다.
둘째가 만들어서 보낸 엄마아빠의 러브스토리였다.
우리들의 연애시절 사진부터 웨딩사진
삼남매들의 성장기까지 다 넣어서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에 우리 이름을 넣었다.
둘째는 혼자서 우리 몰래 사진을 골라가고 이야기를 꾸미고
우리 부부가 눈치 못 채게 제본까지 된 칼라 책을 만들었다.
깜짝이벤트로 선물하느라 입 꽤나 근질거렸겠다...ㅎㅎㅎ
마치 작은 화보집같은 미니책이었지만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다 들어있는
재미있고 소중한 책이라 귀한 선물이 되었다.
둘째는 작년엔가? 재작년엔가? 감사패를 만들어 줬었다.
그냥 돈을 주고 쉽게 사는 백화점의 선물보다는
정성이 들어가고 오래 추억할 선물을 잘 한다.
어릴 때도 튀는 걸 좋아하더니
커서도 톡~톡~ 튀길 좋아한다.
앞으로도 맑고 밝게 자라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