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이 얼마 지난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에미냐? 현우네는 현충일(호국원) 갔냐?\"
\"아니 안갔지 그날 어떻게 가요 사람 많아서 못가요 저번에 미리 갔다왔다며\"
\"응 그래 난 ,,,또 현충일 갔나하고\"
엄마는 살아서 죽어라 죽어라 하시더니 아무래도 아버지가 자꾸만 생각이 나시나 봅니다
나도 생각이 납니다
새벽에 일어나 산에 갈적에 멀리서 작은 체구로 약간 굽은 어르신을 보면 돌아가신것조 잠시 잃어버리고 (아버지 다) 이러고 반가워 가뜩 눈을 힘을주고 발걸음이 빨라질때가 간혹 있습니다
돌아가신지 벌써 3년인데 자꾸만 아버지는 가까이 보입니다
장사 지내고 와서 자던날 밤늦게 식구들은 다 자는데 유독 잠을 못이루고 혼자 뒤척이는데 안방 에서 옥아~`옥아~~옥이야~~분명 아버지 목소리 였습니다 난 헛들었을거야 잘못들었어 햇지만 계속 아버지가 날 부르는 소리에 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서 부르나 햇더니
아버지 영정 사신쪽에서 날 부르는소리였습니다
아버지 ~~~왜요 ㅠㅠ,,
한참을 울고 나서 새벽녁에나 잠이 들었지만 못내 아버지 목소리로 날 부르는 소리가 영 떠나지 않았었지요
나도 이런데 우리 엄마는 어쩌겠습니까
\"니아버지 죽으면 남의 눈이 무서워 내가 울지 미쳤다고 내가 울겠냐 \"하시더니 아마도 더 못잊고 점점 아버지 말씀에 힘겨워 하시고 몸도 많이 상하셨습니다 치매에 걸음도 못 걸으시고 방안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고 살 없는 궁뎅이가 퍼렇게 멍이 들고 아니면 손목근육이 망가지고 예전 일은 기억하시더니 이젠 그렇게 좋아하는 내 남편 맞사이 생일도 올해는 기억못하시고 지내십니다
밤송편을 빛어서 수박 한개 사서 찾아갔더니 안계시고 수박은 냉장고에 떡도 냉장고에 넣고 혼자 기다리다 저녁에 와서 다시 전화 드리니
앞집에 놀러 갔는데 갔다오니 누가 수박하고 떡을 넣고 갔더라고 ㅎㅎㅎ
따뜻한 떡을 보아도 \"니 아버지가 그렇게 떡을 좋아하더니 죽으니 그만이구나\" ,,,그 말씀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올봄 벛꽃구경도 이젠 못하시겠다며 누우시더니 \"이젠 그만 갔으면 좋겠다 \"하시며 우셨습니다
치매에 뇌 혈관약에 관절약에 우울증에 아침약 점심약 저녁약 그리고 밤에 먹는약 거기다 영양제도 있고 어찌 엄마를 보면 나두 저렇게 늙어 있을까 싶습니다
어려서 엄마 보면서 난 저렇게되지 말아야지 난 자식들한테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난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 난 절대로 이런식으로 안 살거야,,다짐한 말은 어디로 가고 어느새 내가 엄마가 되어 엄마 뒤를 걷고 있습니다
보은의 달 6월달을 맞이며 가신 아버지와 남겨지신 엄마를 생각하며 가슴이 메이지만 여직 좋은날보다 힘겨웠던 날들이 더 많았던 내가 아직도 슬픔에 겨워 힘든달이 있구나 싶습니다
아버지 보고 싶어요...
왜 내가 진작 잘해드리지 못하고 그렇게 미워만 했었는지 몰라요
엄마 절 기억 못해도 갠찮습니다
내가 기억하면 되죠
오래 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