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학년짜릴 델고 시안에 진시황을 뵈러간 마눌님이 화요일이나 올 모양이라며 쓸쓸한 막내가 출동했다.
개신교도 여동생, 그 여동생과 단짝인 내 학교 선배,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인 나 이래 넷이 뭉친 어제 오후
저녁 잘 먹고 광화문 어디쯤에서 벌인 수다는 늘어놀 제나 걷어들인 지금에나 찝찝하다
야그인 즉슨 살얼음 밟는 듯한 종교와 통일
정리하자면 조중동만 믿지 말고 한겨레나 외신도 딜따 봐야 하고
성경 아닌 다른 종교의 존재 이유도 돌아보라는 나와 막내의 썰에 시큰둥한 여동생과 선배
핀 안 뽑은 수류탄을 달아논 듯한 두덩이로 갈린 조심스런 논쟁은
통일로 접어들자 합치는 걸 두려워 말자는 우리와 골치 아프다로 맞서 결론없이 아듀
한심하다는 듯한 기미가 엿보이는 상대편의 표정을 뒤로 하며 돌아서는 밤길은 답답하다.
아니라고 도리질 쳐봤자 결국은 맥없이 겪을 거 다 겪으면서도
무엇이 우리를 이념과 종교의 벽창호 앞에 이렇게도 모질게 묶어두고 있는 것일까?
바람은 여지없이 나무잎을 흔드는데....
그래 모든 건 다 지나가
그리고 어떤 종교도 이념도 소슬하니 사라져 가는 삶을 붙잡을 순 없겠지.
경허 대선사께서 그러셨던가?
한바탕 잘 놀다 간다고
아!
손 탁 털고 돌아보면 막무가내 참 행복한 세상일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