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주가 지나간다.
66세라는 엄청난 나이가 나를 주눅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칠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겁이 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나이란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모르지 않는다.
새해 첫날에 아버지와 고모님께 세배를 하고 며칠 전에 오산으로 돌아왔다.
구십오세가 되신 아버지와 구십일세가 되신 고모님은 오래 살자고 말씀하신다.
장수 집안이라는 사실이 내게 두려움을 주기도 했다.
나는 무엇을 하며 구십세까지 살것인지 막막하다.
어제는 KBS에서 인터뷰를 하러 오산으로 왔다.
가까이 들이대는 카메라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할수 있는 나에 대해서 속으로 웃었다.
그것이 나이 탓인지 뱃짱 탓인지 모르겠다.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는 사진과 대학졸업 앨범속의 젊은 나를 찍었고 \'시앗\'과 \'한남자두집\'을 찍었다.
\"젊으셨을때는 참 예쁘셨네요.\"
거참 실례되는 발언이다.
지금은 밉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래. 조오타.
그 발언은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사실일테니까.
잊고 싶은 상처이긴 하지만 책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에 묻는 말에 다 대답을 해주었다.
책을 쓰게된 동기를 물었다.
그것은 선전포고였다고 대답했다.
출판을 함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말았지만 그것은 나로서는 가장 적당한 응징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를 상품화 할수만 있다면 그리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무언가 이룰수 있는 2012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다.
상처를 딛고 일어설수 있는 나를 보여줌으로써 상처 받은 많은 여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외로움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어느 누구도 나를 위로할수는 없다.
나를 위로할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는 없음을 나는 이미 터득했다.
내 상황에서 외로움이란 사치이기때문이다.
겨울답게 추운 날씨다.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쌩하게 부는 바람이 정신을 맑게 만들기도 한다.
청소를 하고 고구마를 굽고 누릉지를 만들며 분주하게 집안을 다닌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느슨해지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한통속인가보다.
잃어버린것에 대해서 질척거리지 말고 새로운 길을 찾아서 노력하는 한해가 되기로
내게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