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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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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 2011-09-17

또 말을 안한다.

애꿎은  텔레비젼 소리만 높인다.

차려준 밥상도 마다한다.

다시 소주한병을 마신다.   두병째다.

그리고 잠든다.

일상... 습관이 되어버린 묵은일상들이 내겐 상처다.

남편은 그렇게 시위한다.

열세살이나 어린아내에게 오십이 넘은 남편은 그런 방법으로

후벼판다.  피가 터지도록, 가슴속이 퍼런 멍으로 물들어

버릴때까지 그렇게 후벼판다.

 

며칠이 흐른다.  누가 먼저 곪은 상처를 짓이겨 터져

주기를 기다린다.   세월이 갈수록 그건 남편은 아니다.

속이 터진다.  답답하다.

무슨 잘못을 했던가.  무슨잘못을 했기에  남편한테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명품 가방을 원하지도,  기념일을 챙겨달라고도 떼쓰지 않고,

수백만원의 생활비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직장일이 끝나면 바로 들어와

매일 저녁상 차려주는 집과 직장밖에 모르는 순진한 아줌마를 나쁜 짓하고도

 내숭떠는 색녀로 오해하며 혼자 결정하고 혼자 결론짓는다..

말을 안하다.

소주만 두병 마신다. 매일

밥도 마다한다.  모른척한다.

그리고 잔다.  고민의 찰나도  없이 순식간에 잠들어 버린다.

오십이 넘은 남자는 그렇게 시위한다.

그렇게 서로 유령처럼 한집에서 며칠을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