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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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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발은 부루도자


BY 김효숙 2011-09-14

가을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시장에 반찬거리를 사러 갔다

오랫만에 생선가게 앞에 이르니 싱싱한 대구가 군침을 돌게 한다

한식을 할때는 먹고 싶은거 내가 하기 싫어도 손님들 주려고

요리를 해서 나도 덩달아 얻어 먹었는데

요즘은 . 업종이 다른 일을 하다보니 반찬과는 거리가 멀다

일속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고 귀찮은것도 사실이다

 

대구 한마리를 샀다

아줌마가 홍합 미더덕 조개를 덤으로 얹어 주었다

부추도 한단 샀다.

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하는 교회 집사님이 있는데

바로 생선가게 옆에서 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올수가 없었다

비가 내려 우산도 쓰고 한 손에는 시장을 본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오고 있었다  길가에 움푹 패인 곳에는 빗물들이 고였다

 

아마도 하교길 어린이들에겐 빗물 고인 곳들이 아이들에 재미있는 장난할 수 있는 곳일 게다

우리도 어려서 빗물 고인데를 지나가다 친구에게 장난하려고

발로 빗물을 탁 치면 물이 텀벙 튀곤 했었다

아이들은 까르르 웃곤 했었다.

 

차가 내려오는 비탈길  코너에 빗물이 너무 많이 고였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이 밟으면 구두가 첨벙 빠지게 생겼다

그옆을 그냥 피해서 와도 되는데

왜 물이 고였을까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나뭇잎이 떨어져

낙엽들이 물길을 막고 있는거였다

발로 낙엽을 치우니 물이 조금씩 내려간다

그러다가는 다시 멈추었다

또 가만히 보니 떠밀려 내려온 흙들이 물길을 막고 있는거였다.

 

얼마전 길거리에서 칠천원을 주고 산  주홍색 신발을 신었는데

참 이쁘고 내맘에 들었다.

 그 신발을 신고 그 흙을 치우려니 꼬까 새신발에 대한 아까움도 생겼다

하지만 내가 누구랴

그냥 지나쳐 올수가 없지.

에구 모르겠다

신발로 부르도자.. 처럼 흙을  밀었다

고르게 물이 잘 내려가게 파내니. 쭉쭉 물이 빠졌다.

 

난 물이 내려가는 것을 바라보며 혼자  비가 내리는 길에서 웃었다.

그냥 좋아서 말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이젠 빠지지 않겠지

나 혼자 웃었다

그냥 좋아서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작은 마음이 웃음을 선사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한 일이다.

문득 하늘에 계신 친정 엄마가 보고싶다

우리 엄마는 늘 그렇게 사랑하며 배려하며 헤아리며

이 따뜻한 세상을 우리들에게 주셨으니 말이다..

비가 내리는 하늘을 한번 바라보며

씨익 웃어본다

 

엄마  저 오늘 착한 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