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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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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추석 연휴 끝나다^^


BY 시냇물 2011-09-14

 

짧은 3일동안의 추석 연휴가 드디어 다 지나갔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니 모처럼 한가롭다

 

우리 집은 남편의 아들,며느리들과 나의 딸,사위들이

시간차로 방문하는 관계루다 추석날은 하루종일 상을 차린 것같다

 

아침에는 큰집 조카내외와 아들,며느리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떠들썩한 분위기로

모처럼 사람사는 느낌이 가득 넘쳤다

 

 

평소엔 남편과 둘이 지내느라 사람 소리가 두런거릴 뿐이었는데....

 

남편의 아들들과 나의 딸들이 아직도 서로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서 그냥 편한대로 지내고는 있는데 약간 서운한 감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서로 만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니까 서두르지는 않는다

 

오전시간엔 거실에 가족들이 한 가득 모여 아침을 먹고

설겆이는 며느리들과 조카 며늘이 도맡아 해주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ㅎㅎ

나는 딸만 둘이니 며느리 구경은 해 볼 수도 없는 입장이었는데

이런 호사(?)를 다 누리다니 아무튼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렇게 1차 가족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나니

독산동 큰집에 있다는 큰딸램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위와 다니러 온다는.

 

지난 번 작은딸램 손녀딸 돌잔치 때 보구는 아직껏

큰딸램을 못 만났는지라 내심 기다려졌다

대문벨이 울리고 사위와 계단을 올라오는 큰딸램을 반갑게

맞이하고 보니 벌써 배가 남산만해져서 만삭의 임산부가 되어 있었다

 

이제 다음달 말이믄 출산예정이니 항상 몸가짐 조심하라는

당부를 해주었다

행여나 사위가 서운하게 할까 봐 넌지시 임신 중인 여자들의

심리상태를 얘기해 주며 입장을 서로가 이해를 하라 말해 주었다

 

며칠 전 큰딸램에게서 전해 들은 얘기도 있고해서....

(사위가 시부모님댁에 가는 문제로 안 좋은 소리를 했다길래)

 

원래 임신중일 땐 마음이 여러모로 힘들기에 예민해지는 게 사실이니까

 

부모에게 자식은 언제나 해바라기의 대상임을 나 역시 이번에

또 한 번 깨달았다

늘 궁금하고, 소식이 기다려지고, 얼굴 보고 싶을 때가 많기에.

 

아마도 시골에서 자식을 기다리는 노부모님들의 마음 역시

이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으려니 싶다

 

오랜만에 큰딸램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그동안 보고 싶었던

마음이 하나 가득 충만하게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3시쯤 싸놓은 보따리를 들고 서둘러 집으로 가는 큰딸램과 사위가

마냥 대견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안쓰러워졌다

 

작은딸램은 알바를 추석날에도 쉬지를 않는다며 4시에 일이 끝나고

들린다고 연락이 왔길래 한숨 돌리며 기다렸다

5시가 넘어서 마지막 방문객으로 도착한 작은딸램과 사위는

손녀딸에게 예쁜 한복까지 입혀서 안고 들어왔다

한 달만에 다시보는 손녀딸은 낯을 가리며 작은딸램 품속을 파고든다

 

배가 고프다며 허겁지겁 송편을 집어 먹는 작은딸램이 짠해졌다

인생살이가 원래 녹록치 않은지라.....

 

조금씩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내며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보면

비로소 지혜가 터득되고 삶의 연륜이 쌓여 가는 거겠지.

 

보름달을 보러 다들 옥상엘 올라갔는데 구름 속에 가린 달이

아쉬웠다

 

다음 날 출근준비를 해야 하니 작은딸램네도 몇 시간 머물지

못하고 내가 싸 준 음식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은 이렇게

저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