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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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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니 사랑


BY 김효숙 2011-06-07

저녁시간 주방에서 부랴부랴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릴적 친구가 어그적 걸으며 주방으로 들어왔다

반가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

그녀는 이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발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 마침 내가 일을하지 않고 쉬는 터이라

시간 나는대로 맛난 음식을 해 가지고 자주 병원에 가곤 했었다

친구란 무엇일까

보고싶을때 만날수 있는 사람

그리울 때 불러 볼 수 있는 사람

눈을 감으면 어릴적 그 모습들이 밤하늘 별처럼 추억되어

우리들 가슴에 아름다운 수를 놓아주는 사람

내겐 그런 친구들이 많아 참 행복하다

눈이 커다란 친구

어릴적 하이얀 얼굴에 항상 기운이 없어 담임선생님이시던

우리 고종사촌언니는 유난히 그 친구를 이뻐 하셨다

나는 별로 이뻐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언니가 보기에 우리 친구는 너무 연약해서 그랬던것 같다.

 

눈이 인형처럼 이쁜 친구

자전거며 등산이며 운동이라면 날쌘 몸으로 잘하던 친구

 

나보다 나이가 둘이 많으니까 벌써 쉰아홉이지

그친구가 쓰러지던 날은 너무 가여워 한없이 울었었다.

 

열심히 재활치료를 했던 터라 친구는 다시 일어나 걸을수가 있었다.

우리 가게하고 가깝게 있으니 전철을 타고 세정거장은 달려와야 한다.

 

오늘은 갑자기 내가 보고싶었노라고 살금살금 전철을 타고 왔댄다.

상추 한보퉁이하고 오이지 열개를 담아 다섯개를 가져왔다고 한다.

몸도 힘든데 친구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 가지고 온 오이지가 새콤하고 맛나게 익었다.

 

배가 고플까 얼른 해물파전을 부쳐 동동주 한잔을 주었더니 맛나게 먹는다.

옛날 같으면 깔깔대고 웃을 친구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깔깔대고 웃을 힘조차 없어졌다.

어딘가 어색한 표정에 친구얼굴을 바라보며 그 환하고 이뻤던 얼굴을 찾아내 본다.

효숙아 하며 큰소리로 불러주던 친구

숨어우는 바람소리 노래를 곱고 이쁘게 잘하던 친구였다.

이젠 그 친구가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기도해줘야겠다.

 

친구는 한시간 쯤 있다가 전철을 타러 갔다..

배웅을 하고 들어와 일하는데 조금 지났을까 친구가 다시 왔다

그 무거운 걸음을 하고 말이다.

티머니............다

전철역에 가서 티머니 한장을 사서 가지고 왔다

전철 타고 즐겁게 다녀라

난 장애우라 공짜라고 하며 웃는다

처음엔 장애등급을 받을 때는 슬펐지만 지금은 장애우라 혜택을 많이 받는다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어차피 그렇게 된몸 괜찮아 하고 웃는다.

 

친구가 내민 티머니가 카운터에서 웃고 있다

오래도록 친구가 건네준 티머니 전철을 탈 때마다 그무거운 걸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친구

생각에 가슴이 찡할것 같다.

효숙아.. 해물파전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