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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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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것을 위하여.


BY lala47 2011-02-18

밤새 잠을 설치다가 새벽에 나가서 새벽 거리를 걸었다.

리어카를 끄는 할아버지와 뒤를 미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부부의 의미를 그곳에 담고 싶다.

나는 왜 저렇게 살지를 못했을까..

내가 해내지 못한 일들이 새삼 떠올랐다.

지키지 못한것도 불찰이다.

 

새벽 공기에서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겨울이 물러가고 있다.

오산에 정착한지도 벌써 일년이 되었다.

처음 내 공간이 생겼을때 기쁨이 컸었는데 어느새 나는 잊어버리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것을 잊고 잊어야하는것은 잊지 못하고 있으니 못난 짓이다.

나의 못남을 한탄 한다.

 

머리속에 복잡한 망상일랑 다 날려버리기로 한다.

일주일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전해 들었던 말을 더이상 기분 나쁘게 생각지 않기로 작정을

하지만  좀체로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뒤끝이 있다는것은 늙어간다는 증거다.

나는 왜 자꾸 화가 나는 걸까.

뒤끝이란 말을 한 사람에게 남는것이 아니라 말을 들었던 사람에게 남는 것이다.

 

생각지 못했던 자격지심이 발동을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그런것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잘 되어야지..오기가 발동을 한다.

 

소설이 이제 겨우 삼분의 일이 진전되었다.

고치고 고치고 자꾸 수정을 하다보니 진전이 빠르지가 않다.

사라지는 모든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우리는 사라지는 준비를 하고 있다.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지만 그 모든것은 사라지면 그뿐이다.

앙금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허지만 이런 준비과정이 무의미해서는 안된다.

내가 나에게 의미를 담고 싶은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리 하고 싶다.

보아서는 안되는것을 보았던 시간들을 아직도 가슴에 담고 있지만 그 또한 언젠가는

사라질것이다.

보지 않아도 되는것을 왜 두 눈 부릅뜨고 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려고 했지만 몰라야 되는 현실이 있다는것을 몰랐다.

내가 나애게 잔인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또한 지나간 시간들안에 묻었다.

 

사라지는 모든것을 위해서 우리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