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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96)할머니 오늘 제 생일이예요


BY 남상순 2011-01-20

 

 

어제 오후 1시가 넘어서 휴대폰에 전화가 떴는데 \"주이현\"
얼마나 반가운지

\"오! 이현아!\"
\"할머니, 저 오늘 생일이예요\"

앞이 캄캄했습니다.
오후 1시가 넘도록 할머니의 생일 축하를 기다렸던 이현이가
견디다 못해 전화를 한 것이지요

1월 되자마자 매일 우리 이현이 생일을 기억하곤했어요
1월18일 이현이가 출생하던 날을 생각하면서
그때 나는 부천 롯데 백화점에서 수필 공부를 하고 있었고
이현이가 탯줄을 목에 감고 나와서 산모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달려갔던 기억이 나고
산모의 무서운 인내가 아기를 순산케 했다고 감동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거든요

우리 첫손녀 이현이가 백일되자 이현아빠가 해병대 입대를 해서
이현어미와 나는 이현이를 데리고 한주도 걸르지 않고 해병대 사령부에
토요일마다 세여인 3대가 면회를 다녔습니다.
그바람에 세여자는 뗄 수 없는 깊은 사랑으로 묶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현이 생일 아침이면 제일먼저 축하를 해주던 할머니가 소식이 없자
이현이가 전화를 해서 자기 생일을 알려준것입니다.

\"할머니가 어제까지도 네 생일을 기억했는데 막상 오늘 아침에 잊어버렸구나
이현아. 미안하다 진심으로 네 생일을 축하한다\"

그리고는 이현이 통장에 현금입금으로 선물을 대신했습니다.
시현이가 샘부릴까봐 시현이 통장에도 조금 입금을 해주구요

요즘 거듭 내가 노인증상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거 중증 아닐까요?
자꾸만 노인증상을 기피하고 싶어서 변명이라도 해 보느라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아. 참 걱정 됩니다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섭섭해 하지 말고 우리 이현이처럼
\"할머니 저 오늘 생일이예요\" 이렇게 할 수 있는 관계가 참 좋은 관계지요?  
우리 이현이는 실은 현찰도 좋겠지만 이른 아침
\"이현아! 오늘 네 생일이로구나. 할머니가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말이 더 듣고 싶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