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다.
남편과 만나 부부로 인연을 맺은지가 벌써 33년이 되었네.
강산이 3번이나 변했을 기간이다. 돌아보니 정말 유수와 같은 세월이다.
마음이 맞지않아 이혼하는 사람들.
경제적이유로 갈라서는 사람들.
참지못하고 나이가 들어 결국 황혼이혼을 하는 사람들.
그외............ 많은 이유들로 이혼하는 부부가 많다.
본인들이 아니면 그 상황을 이해해 주지못하지만
오죽하면 이혼을 할까.
우여곡절 참으로 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지만
나도 이혼의 유혹을 많이 받았다.
결혼 처음부터 삐걱대어 몇번이나 보따리 싸들고 친정으로 갔었다.
그때마다 한숨을 쉬며 엄마는 말했다.
\"여자는 한번 시집을 가면 그 집 문턱안에서 죽어야 나올수 있대이.
자식을 낳았으면 엄마의 도리는 지켜야재.
오만 사람들이 다 축하 해주었는데 갈라서면 니는 이 세상에 얼굴들고 몬 산대이\"
\"피. 옴마는, 구시대적 이야기는 왜 하노. 요새 세상에 누가 옴마처럼 참고 산다카데\"
그러나 엄마의 그 말은 내 가슴속에 꼭꼭 눌러 앉아 가정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었다.
지나고 보니 참으로 잘 참고 살았다 싶다.
남남으로 서로 만나 어찌 찰떡같이 마음이 맞을까 마는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의 표정,눈짓만으로도 뭘 원하는지 알아채게 되니
시간이 약이라는 긍정의 깨우침도 알게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서로의 의견차이로 많이도 다투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때도 많았다.
이제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남편과 둘만 남으니 싸울일도 없다.
아니 만들지 않을 뿐이다.
남편이 없다면 과연 내가
살아갈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는 남편에게 기대는 맥빠진 여편네가 되었다.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세요?\"
누군가가 물었다.
\"사랑? 글쎄. 이제 고운정 미운정 들어 그냥 그냥 사는거지 뭐. 사랑은 무슨..\"
그렇다. 남편과 나는 이제 동반자로,친구로 서로 기대면서 살아갈 뿐이다.
아직 남자의 기세로 마누라을 누르고 싶어하는 남편을 그냥 애교로 받아 넘길만큼
여유를 부릴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싸워서 이기면 뭐하고 지면 뭐하나. 서로 상처만 커질뿐이지...
시간은 또 흐를것이다. 강물처럼...
토닥거리면서 살다가 금혼식때 손 꼭잡고 이빠진 얼굴로 헤헤 거리며
웃음지을 날을 또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