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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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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기..


BY 모니카 2010-10-18

작은 배낭을 꺼내 준비되어 있는 내용물을 점검한다.

장갑, 마스크, 빨간 스카프, 작은 수건, 일회용 비옷...

작은 병에 생수를 채워 배낭 옆에 끼우고,

막대사탕과 쵸콜렛 몇개를 챙겨 넣고,

올레 코스를 프린트 하고,

작은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끓여 넣고,

일회용 커피와 컵도 챙기고,

냉장고에 얼려놓은 찰시루떡을 데워 넣고,

모자와 썬글라스를 확인하고.........

참, 카메라도 잊지 않는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내 길동무는

평생 동반자인 남편과

몇년전에 형부를 하늘나라로 보낸 친정언니...

 

길을 걷다가 배가 고플때쯤

호젓한 산길을 만나면 배낭에서 떡을 꺼내어 걸으면서 먹고

걸터앉을 수 있는 작은 의자나 숲을 만나면 커피를 마시며 자연과 하나가 된다.

 

길에서 만나는 모든 동물들,

강아지, 고양이, 염소, 말, 닭, 소...와 인사하고

길옆의 이름모를 야생화와 눈맞춤하고

새소리 들으면서 마음 충만한 기쁨을 느낀다..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걸을수 있음에 감사하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것에 감사한다..

 

바닷길을 걷고

중산간길을 걷고

마을길도 걸으면서

마주치거나 뒤쳐지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작은 사탕과 함께 정을 나눈다..

 

욕심내지 않고

한번 길나섬에 한코스씩만..

목적지에 도달하면 밀려오는 뿌듯함과 성취감 한편에

약간의 허전함도 함께 하지만

또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