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너무 말라서 걱정을 많이 들었다.
누구는 살 안찌는 체질이라고 부럽다했다.
근데....살 안찌는 체질이 어딨어...
먹는 거보다 더 무서운게 나잇 살인가 보다.
먹는 양이 특별히 늘지도 않았는데 날씬하던 내 모습이 어느 순간 두리뭉실.
어...어...이건 아닌데 싶어서 몸매 관리에 들어갔다.
정말 운동이라곤 싫어해서 차라리 안먹고 말지 했는데
이젠 안먹으니 어지럽기까지하네....
먹고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어찌어찌 독한 맘먹고 겨우 체중 유지 중이다.
근데...체중이 줄었음에도 몸매는 예전같지가 않다.
뭐 그렇다고 예전에 특별히 S라인이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같은 몸무게인데도 날씬한 맛이 없다.
친구랑 쇼핑몰을 돌아보던 중 \"못생겨도 이쁘네...\"그런다.
뭔 소린가 싶어 친구의 시선을 따라가 봤더니 갓 스물을 넘겼을 앳된 아가씨가 남자친구 팔짱을 끼고
팔랑거리며 지나간다.
친구말처럼 삐삐같기도하고 못난이 인형같기도 한 아가씨가 민소매 미니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게 이뻐보이는 거다.
그렇게 이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화장기없이 수수한 얼굴에 그런 원피스를 입고 있어도 별로 거슬리거나
야해보이지 않고 푸릇푸릇한게 이뻤다.
그러고보니 묘하게 친구말이 맞다싶었다.
아무리 이쁜 아줌마인들 내 나이에 저러고 다니면 추해보이지 저렇게 이쁘게 보이진 않겠지?
옛날 여고시절 국어시간에 피천득님의 수필을 읽다가 선생님이 그러셨다.
너희는 세수만 해도 이쁜 나이라고..
그때 우리 모두 \"에이~그런 게 어딨어요~\"쫑알쫑알 그랬었다.
그 땐 믿지 않았다.
이쁜 애, 못난 애 확실히 구분 가고...머리 조금만 더 길게 해주면 더 이쁠 것같구...
빨랑 고등학교 졸업하고 화장하면 더 이쁠 것같구...그랬다.
그런데 그 선생님 말씀이 맞았다.
와르르 웃으며 지나가는 여고생, 여대생 나이의 아이들을 보면 어찌 그리 이쁜지.
적당히 통통해도 이쁘고 가냘프면 가냘픈대로 이쁘다.
그 젊음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저 아이들은 알까......?
자신들이 지금 못생겨도 이쁜 나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