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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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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는 그냥 껴안고 살아야 하나봐요


BY 선유 2010-07-20

  어느덧 결혼 11년.

작년부터 하나 둘씩 가전제품이 고장나기 시작했다.

년초에 큰 맘 먹고 텔레비젼을 바꿨다.

10년전 혼수로 산 텔레비젼이 지지직 거리면서 급기야

화면이 부분부분 보이기 시작했다.

3년전에도 한번 그런적이 있어 AS를 받고 괜찮았는데,  또다시 화면이

잘 안보이기 시작한다.  마침 디지털 시대가 도래해서 텔레비젼도 모두

디지털로 바뀐다는 말도 있어,  최신형 LCD 벽걸이 TV로 바꿨다.

처음 TV를 바꿨을때,  화면을 보고 정말 깜짝놀랐다.

연예인들의 얼굴의 주름살,기미등등..

피부가  좋은 연예인은 오히려 더 PR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은

낭패다 싶을 만큼 화질이 선명해서 어쩔땐 보기에 민망할때도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민들의 이야기인 드라마를 보면 오히려 보일것 다 보이는

모습이 더 현실적이어서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덕지덕지 두겹 세겹 덧발라

모두가 다 뽀사시한 피부 사실 거부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쨋든 때맞춰 고장나준 텔레비젼이 한편 감사하기도 했다

  TV가 고장나고 또 얼마 안있어 이번엔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말썽을 일으켰다.

2002년식 모델이라 뒤가 두툼한 모니터가 어쩌다 놀러온 손님들 눈에 띠면 부끄럽기도 했었는데,

없는 처지에 그래도 쓸만하니까 여태 사용을 했었다.  사실 이 컴퓨터는 새것을 산것이 아니라

지인이 쓰던걸 얻은것이다.  그럭저럭 쓸만했지만,  수명이 다하니 어쩔수가 없었다.

23인치 슬림한 모니터와 작은 본체를 구입했다.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고,  또 응근히 자랑도 할 겸

거실 한쪽 벾에 잘 모셔났다.   한 기능 업그레이드 된 윈도우7은 사실 처음엔 약간 사용이하기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서 사용하고 있다.   큰 화면에 선명한 화질, 순식간에 뜨는 화면... 뭐 더이상

바랄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컴퓨가 아니라 그 바로 뒤에 있는 냉장고였다.  

  냉장고 소리가 어찌나 큰지 컴퓨터 할 때면 더크게 들리는게 문제이고, 또한 밤에는 소리가 더 커져 

신경을 쓰다보면 어느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소리가 윙하고 나다가 멈출때는 갑자기 덜컥 하면서

멈추어, 넋놓고 컴퓨텨 하다가 깜작 놀랄때도 많이 있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냉동이 안되 얼음이 얼지를

않으니 더욱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결국 냉장고를 이참에 바꿔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이마트, Lg대리점,전자랜드를 몇차례 오가며 같은 모델의 가격비교를 해 본 결과 전자랜드가 제일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카드결재 날짜에 맞추다 보니 물건을 골라 놓고도 2주 가량이 소요 되었다.

드디어 며칠 전 카드 10개월 무이자 활부로 냉장고를 샀다.   재고가 없어 1주일 걸린다던 냉장고가 3일째

되던날 가져 온다고 전화가 왔다.   일주일 걸린다더니  좀 빠르네.  하고 내심 약간의 이상한 마음은 들었지만

어쨋든 새 냉장고가 들어온다는 기분에 마음이 들떴다.   약속시간은 오후3시였지만,  4시가 지나서야

직원들이 왔다.    

그리고  직원 한명이

4층인 우리집에 올라와 하는 말이 고압전선 때문에 사다리가 안되니 계단으로 갖고 올라 와야 한단다.

나는 이사도 가고 오고 다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따져 물었는데 말인즉은,  사다리 직원이 냉장고 하나

때문에 위험을 감수 할 수 없다고 한단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  포기하고 냉장고 들고 올라 오기만을 기다렸다. 

몸체를 다 들고 올라 오지 못하니까 문짝을 분해해서 들고 올라와 거실에 세워 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내가 고른 냉장고가 아니지 않은가!   같은 꽃 그림이라도 확연히 다른 색상이라 기억력이 놓지 않은 내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품을 반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전자랜드에서 미안하다는 지점장의 전화를 받고 나는 약간은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사다리 문제를

다시 거론했는데,  지점장은 알았다고  잘 다시 한 번 얘기해서 물건을 배달하겠노라고 다짐하듯 말하는 것을 듣고 끊었다.   이제 며칠은 더 있어야  오겠구나 싶었는데,  바로 다음날  그것도 아침7시30분쯤에 전화를 해서

9시경에 냉장고를 가지고 온단다.    어떨결에 전화를 끊고 또 9시가 되어서 냉장고속 모든 물건들을 빼내었다.

그들은 (먼저 와 다른 배달원) 거의 9시에 시간을 맞춰 왔다.   그러나 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하는 말이 어제와 똑같이  사다리가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김이샌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뭐 다 른 표현이 있나 모르겠는데,  하엿튼 웃음 조차도 나오질 않을 만큼 잠깐 힘이 쭉 빠졌다. 

그리고  더이상 냉장고 가지고 실갱이 할 기운이 없어졌다.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전자랜드에 전화를 걸어 제품을 취소시켰다. 

나의 황당한 냉장고 소동은 여기까지다.

지금 이글을 올리고 있는 이시간에도 내 등 바로 뒤에서 냉장고가 앵앵 하면서 울부짖고 있다.

나도 이렇게 여기 있고 싶지 않다고요...

어떡하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