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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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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억울해


BY 오월 2010-05-30

남편은 노래방을 참 좋아한다.

술은 먹지 못하지만 몇 시간이고 음악과 따로

노는 몸을 흔들며 굵직한 저음으로 노래를

불러댄다.

암만 봐도 노래도 좋아 하지만 남자들만 노는게

아니고 여자들을 불러 함께 노는 걸 보니 남편이

좋아 하는것은 노래 뿐 아니고 하나가 더 있는거 같다.

 

남편이 저승길을 헤매고 돌아 왔을때 난 살아 돌아온게

너무 고마워 열 번은 용서 할게요 란 글을 쓴적이 있다.

특별히 속 썩이는 일 없는 남편

둘다 착실히 살아 이제 아팠던 모든 상처들이 꽤

치유된 시점

남편이 사흘들이 노래방엘 간다.

노래방을 가는 건 이해 하겠는데 그 다음 남편의 행동이

날 속상하게 한다.

워낙 주차난이 심각하다보니 열두시를 넘겨 아파트에

들어오면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예

 

사무실에서 들어 오질 않는다.

사무실에서 잤다는 이유는 남편에겐 너무나 떳떳하고 나에겐

바가지를 끍자니 옹졸하고 이해 하자니 속상한 일이다.

하루는 노래방에 들려 사무실에서 잤고

이틀 후 또 노래방을 가는 날은 집에 들어와 차를 두고 택시를

타고 가서 새벽 3시에 들어 왔다.

얼굴이 하얗게 되어 들어온 남편 용서 하자고 해도

자꾸만 그 모습이 떠올라 마음문이 닫혀진다.

그리고 이틀 후 또 열두시를 넘겨 들어온 남편

처음 노래방을 다녀온 후부터 계속 딴방을 썼고 그래봤자

보름도 되지 않은 기간

 

열두시가 넘어 허겁지겁 들어온 남편이 일찍 딴방에 자리를 편

날 보고 화를 내며 또 사무실로 간다.

끝까지 한번 해보고 싶지만 25년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남편을 괴롭히기 싫다. 유일한 취미도 슬쩍 눈감아 이해해

주고 싶기도 하다.

다음날 옷 갈아 입는다는 핑계로  들어온 남편에게

잘못한 부분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고 나에게 빌라고

했다 그 말끝에 남편이 나에게 자기에게 원하는 것이 뭔지

어떤 자세로 어떻게 빌어야 할 지 알려 달라고 했다.

 

차를 마시다 난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 무릎을 착 꿇고 앉아서

두 손을 삭삭 빌면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고 다신 안그럴게\"

이렇게 빌라고 했다 그 시범을 보이는 중간 뭔가 잘못됐다

느끼는 순간 남편에 얼굴에 번지는 미소

남편이 그런다.

\" 그래!사람은 살다보면 한번 쯤 잘못도 하는 거야 내가

이번일은 다 용서해 줄테니 일어나 \" 그러며 손을 내민다.

이거 아닌데 나 이래저래 너무 억울해.

사정상 어쩔수 없이 가야할 곳이라고 이해 하려고 하면서도

꿈틀거리는 내 안의 이것은 질투심.

노래방 도우미들은 너무 예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