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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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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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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BY 그대향기 2010-05-02

 

 

낮에 시어머님한테서 전화가 왔었더란다.

지난 명절 전에 우리가 부산에 다녀오고 그 뒤에 두분이서 우리집에 한번 다녀가시곤

그 후로는 가 뵙질 못하고 있었더니 보고싶으시다며 남편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신 모양이다.

두주에 한번씩 쉬는 날에도 부산엘 가끔 가긴 하는데 시댁에는 거의 안 들린다.

들리는 날보다는 안 들리는 날이 더 많다.

 

시아버님이 편찮으시다보니 인사를 드리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들어드려야 하는 편찮으신  이야기며

어머님의 생활비이야길 남편은 불편해했다.

우리가 모시고 살았던 십수년이 어떻게 지나갔을까 싶게 요즘은 시부모님 모시는 일에서 해방되고나니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홀가분한 건 사실이다.

유난히 자식들한테 바라는 것이 많은 시아버님.

자식들 공부시키는 일에는 크게 애착이 없으셨던분이 자식들한테는

경제적인 부분에서부터 바라는 것이 너무 야박스럽게도 과하시다.

그런 시아버님을 가장 불편해 하던 남편이었지만 다른 형제들이 안 했고 못했던 부모님 봉양을 십수년동안 했고

어느 날 갑자기 부산으로 훌훌 이사를 가신 시부모님은 요즘 다른 형제들의 보살핌을 간헐적으로 받으시지만

이곳에서 지냈던 시간보다는 부족하신 듯 하시다.

 

이곳은 시골이라 다른 생필품은 마트에서 사야했지만 소소한 먹거리는 텃밭에서 가꾸시며 풍성했었고

소도 제법 키우시며 제법 풍요로운 생활을 하셨다.

꽤 넓었던 텃밭에서는 마늘이며 양파를 재배하시어 제법 큰 목돈도 잡아보셨고 소도 잘 키우셔서

통장잔고를 불리시며 큰 부족함 없이 지내셨다.

생활하시는데 필요하셨던 자잘한 문제들은 우리가 거의 다 해결해 드렸고

다른 형제들한테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안한 경제적인 부담도 상당부분 담당해 드렸기에

크고작은 일들을 남편이 주야에 상관없이 돌봐 드리며 손발이 되어 드렸다.

 

그런 어느 날 갑자기

\"나 죽기전에 부산에 가서  살란다. 여긴 너무 외롭구나..친구들하고 지내다가 죽을란다..\"

시어머님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셨지만 시아버님의 고집은 아무도 꺽질 못했고

그렇게 부산으로 어린시절 친구분들을 찾아 이사가신지 벌써 햇수로 3년.

부산에 가셔서 허리수술을 하셨고 그 후유증으로 요즘은 허리를 크게 쓰지 못하신다.

걸음도 부자연스러우시고 일상적인 많은 부분도 제약을 받으신다.

이곳에 계실 때 무슨 생각으로 묘지 쓰실 땅을 따로 사셨던지....

국가유공자시기에 국군묘지에 가셔도 될 분이 어쩐다고 묘지 쓰실 땅을 사셨던지...

그 땅을 팔아달라고 하셨지만  남편의 통장에서 광고비만 적지않게 나갔지 아무도 탐을 내지 않는다.

이선 저산이 합쳐지는 골짝땅인데 앞에는 다른 집안의 가족묘지가 안장된 그런 땅이다보니

쉽게 살 사람이 없고 광고를 보고 혹시라도 마음이 있어서 찾아 온 사람들도

두번 다시 물어보지를 않아서 방치 된 상태다.

그 땅에 투자 된 금액도 제법 되는 눈치신데 누구하고도 상의없이 묘지땅을 사 두시곤

이렇게 곤란을 받게 하신다.

노후생활비로 비축해 두셨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 당시에는 국군묘지에는 혼자 안 가신다고

그 누가 들어도 이해가 안되는 고집을 부리시더니.....

 

고집이 유별나신 시아버님은 새어머님과 자주 다투기도 하시지만 아무리 객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 봐도

싸우실 일도 아닌 일로 삐지시고.. 토라지시고.. 반찬투정으로 나잇살을 거꾸로 드신다.

여기 계실 때도 부부싸움(?)을 하시곤 피신 오신 시어머님은 시아버님의 흉을 한~바가지씩을 하시는데

들어드리긴 하지만 어찌 그리도 유치한 문제들로 싸우시던지....ㅋㅋㅋㅋ

\"내가 보따리를 싸던지해야지..이래가는 못살겠다. 아가..니 들어봐래이...아들 니도...\"

우리 내외를 앉혀두시고 두분이서 싸운 일을 이야기하시면 우리 부부는 시어머님의 편만 들어드렸다.

위로받기 위해서 오신 분이고 또 시아버님의 성격을 너무나 훤~히 알기에.

가령 맛있는 반찬을 안 해준다고 싸우셨고... 새 옷을 못사게 한다고 삐지셨고

시어머님이 동네에 놀러가셨다가 조금만 오래 계셔도 가정에, 하늘같은 남편에 등한하다고 싸우셨고....

밥상을 차리시던 시어머님이  시아버님의 잔소리에 반찬 그릇을 소리내에 놓았다며

식사를 거부하기도 하시고 묵비권을 행사하시며  돌아앉아 계시고...

시어머님의 갖은 애교에도 어린애마냥 토라지셔서 각방을 쓰시기도 하신 모양.ㅋㅋㅋ

말도 안되는 일로도 더 많이 싸우셨는데 시어머님은 그럴 때 마다

바로바로 생방송으로 중계를 해 주셨다.ㅋㅋㅋ

 

그러시던 두분이 싸운 일 들어 드릴 며느리도 없고 말씀만 떨어지면 그 즉시로 해결 해 주던 아들이 없고

뭐가 잡숫고 싶으시면 장날에는 5일장에서, 장날이 아니면 마산까지라고 달려 가서 사다 드렸던 아들이 없으시니

많이도 적적하시고 아쉬운 모양이시다.

\"아들아~~메누리하고 언제 놀러 와~~보고싶다 아이가...애들은 다 잘 있제? 갸들도 보고싶구나.\"

꼭 어버이날이 아니어도 조만간 들리겠다 하고 있었는데 한발 늦었네...ㅎㅎㅎㅎ

시어머님은 새어머니신데도 남편은 참 끔찍하게도 잘 해 드린다.

그런 남편을 둔 나는 자연히 효부가 되지 않으면 안되었고...

그렇다고 소문난 효부는 아니었고 독하게 못해드린 며느리는 아니었지 싶다.

맵다거나 아픈 시집을 살리지 않으셨던 분이셨고 특별히 서운하고 야속했던 분이 아니시기에

남편의 생모처럼 보통의 며느리는 된 것 같다.

솔직히 시아버님보다 시어머님이 더 건강하셔서 오래 살아 계셨으면 한다.

또 혼자되시면 그 연세에 새장가를 가시게 할 수도 없고(본인은 원하실까?ㅎㅎㅎ)

홀시아버지를 모실만한 여건이 안되는 우리나 다른 형제들의 큰 부담이 되는 일이기에

시어머님이 더 오래 건강하시고 더 오래 살아계셨으면......

두분의 나이차이가 제법 되시니 보편적인 계산법으로는 맞는데 사람의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일.

 

까다로우시고 매사에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아내나 자식들한테 힘겨움을 안겨주시는 시아버님.

남편은 그런 아버지를  닮지 않아 진정으로 너무 고맙다.

4형제 두 시누이들 중에서도 남편의 성격이 가장 후하고 넉넉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서 우리 시어머님한테 무조건 잘 해 드릴 일만 궁리 중이다.

시아버님하고 투다닥 거리시더라도 보따리 살 일은 안 만들어주시고 하루라도 좋으니

시아버님보다 더 오래 살아주시길.....

우리집안에 오셔서 자식을 낳지 않으셨던 시어머님이시니 시댁 6남매가 다 잘 해 드려야지.

다들 모진 구석이 없는 남매들이라 시어머님한테 잘 해 드리는 편이다.

생신때나 어버이날에는 현금이든 선물이든 진심어린 정성으로 드리고 명절 때도...

이번 어버이날에는 무슨 선물을 해 드릴까 의논을 하는데

시댁에 하는 선물만큼 친정에도 해 드리라는 남편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아마도 자기 부모님을 더 잘 모시라는 깊은 뜻이 아닐런지..ㅎㅎㅎㅎ

 

어머님~~

조만간 들리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우리 애들 삼남매 다 모이긴 너무 힘들지만 되도록 빨리 다 불러서

한차 거....득....태우고 뵈러갈께요.

어머님 회 좋아하시지요?

풍경좋은 멋진 바닷가에서 싱싱하고 펄떡이는 횟감뜨서 온 가족이 시끌벅쩍 잔치를 하자구요.

며칠만 더 기다리세요~~ㅎㅎㅎ

어머님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