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51,,
당신이 날 딸로 난 당신을 아버지로 세상 인연이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당신에게 사랑을 받은적이 지금 이글을 쓰면서 한 번도 없습니다
못나고 생활력이 없어 밑으로 셋인 동생과 엄마는 늘 힘겨웁게 살았지요
사 계절이 다 지나도 한번도 풍족한 식사를 해본기억이 없습니다
늘 외 갓집에 얹혀 같은 나이 삼춘에게 깔봄을 당하고 삼촌과 외숙모 마주 대하기가 대통령보다 부담스런 난 뒤란으로 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숨을죽인적도 있습니다
같은 또래 삼춘이 하얀 쌀밥에 계란 후라이 얹어 변또(도시락) 싸갈때 엄마한테가서 \"엄마 나두 저렇게 후라이 하나 싸줘\"했다가 엄마는 외숙모와 이모 눈치를 이리저리 고개 돌려 보더니 이내 \"처먹기 싫으면 처먹지 마라 \"하시면서 아예 도시락을 주지 않자 옆에 이모가 슬그머니 도시락을 챙겨 주었지요 하지만 도시락위에 노란 계란후라이는 없었습니다
한번도 난 후라이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교복도 난 얻어 입었지요 치마는 단이 다 트더지고 단추는 없었지요
윗도리는 없어서 흰티셔츠를 대신 입어야 했어요
여름에 그 흔한 상추도 못먹어서 난 똥장사한데 가서 똥지게를 빌려와 산기슭에 호미로 밭을 만들어 거기다 똥을 갖다 하루종일 부었고 가을엔 얼마나 거름이 된지 무를 심었는데 무는 없고 시래기만 시커멓게 굵어져서 그걸 젖혀다가 소금에 절여 누렇게 삭으면 먹었었지요
동생들 차비는 화장실 똥닦은 신문지 공책을 모아놓았다가 강냉이 장사가 집에 찾아오면 자루에 담아 놓았다가 팔아 근근히 주었지요
비가 오는날이면 서로 밥을 안먹고 학교에 가려했어요
웬지아세요?
덜찢어진 우산가져가려고 그랫지요
크래용과 물감은 한번사면 기본으로 3년은 써야된다는걸 알았지요
나와 동생들이 나눠 가야 하는데 같은날 미술시간이 들은날이 돌아오면은
각자 좋아하는 색을 나눠서 가져갔지요
소풍은 가는 자체가 좋았고 점심시간은 늘 멀리 떨어져 소나무 그늘에서 물없이 혼자 먹었습니다
김밥이 아니고 시커먼 밥이었으니까요...ㅠㅠㅠㅠ
옛날 정부미 란 쌀에다가 보리밥을 더 섞어서 밥을 해서 숟가락으로 뜨면 밥은 헤지고 두룰두룰 씹히는것도 싫었지만 배가 고파 하얀 할미꽃 핀 남의집서 얻어온 김장김치 아무렇게 썰어서 먹었지요
장난감이나 옷을 사고 싶단 생각은 꿈에서도 못했지요 아니아니 그런게 있는줄도 몰랐어요
늘 난 부잣집 외갓댁에 가서 일을 했고 부엌에서 밥 얻어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에 가고 싶지만 할머니의 큰소리에 무서워 주눅들은체로 심부름을 했고 장을 담그는 날이나 김장하는날이면 언제나 아침일찍 할머니 집에 있었고 키 작은 난 큰 그릇을 이리저리 가져다주고 가져오고 불을 지펴야 하고 마당을 쓸고 걸레질에 빨래 그리고 밥 을 하면서 간간이 부르면 후다닥 뛰어 나가서 할머니 잔소리에 귀를 귀울여가면 심부름을 했습니다
\"아유~지겨워 저 호랭이가 깨물어갈년 시켜도 못하네 산속에 호랭이는 멀먹고 저런년 안잡아가고\" 매일 듣는 욕이라 아무렇지 않게 얼른 시간만 갔으면 좋겠고 얼른 할머니 안 보이는 곳에서 일 했으면 싶었지요
오줌이 마려워도 할머니가 마당에 있으면 난 갈수가 없었습니다
왜 냐면 마당을 지나 가야 하는데 내가 보이면 할머니 또 소리 지를게 겁나서 참은적도 많았습니다
할머니네 집은 부자여서 반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난 그 맛있는 반찬을 내 손으로 집어먹은적이 없습니다
그 어린소녀가 눈은 고등어에 있고 입안밥은 다 씹어져 삼켜야 하는데 젓가락은 김치에 있었지요
난 동네 환갑이나 잔치나 돌이 있으면 국가 기념일을 온 국민이 기뻐하듯 난 그렇게 혼자 기뻐했어요
가서 일하면 먹을게 많으니까요..밥도 떡도 반찬도 그리고 고기도 먹을수있었어요
동생들도 가져다 줄수 있었습니다
몰래 종이에 싸서 담벼락에 놓으면 동생들이 가져가곤했지요
난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뒤란에서 항상 혼자 불렀어요 두손을 앞으로 모으고 무릎을 구부리며 박자 맞추어서 노래 했지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지만 딱 한마리 언제나 (샌디)는 내 편이었지요
그 개(샌디)는 울어도 웃어도 혼이 나서 쫒겨나도 그리고 혼자라서 쓸쓸하게 갈데 없을때 그 샌디는 언제나 내 옆에 있었습니다
당신이 장사한다고 지금은 없어진 작은차에 국수 라면 밀가루 를 싣고 혼자 가도 될것을 그리고 가장노릇을 하려 하면 늘 \"이빌어먹을 세상 한강에 돌 던지기지 혼자 벌어서 애쓰면 머해 누가 알아주길하나 혼자만 뼈빠지게 고생이지 다들 처먹고 놀기나하고 일하는놈은 죽어라 일만하고\"이렇게 말할땐 우리 식구 아니 나와 엄마는 죄지은듯 안절부절했고 난 당신만 보면 갠히 태어나서 힘들게 하는구나 하는생각으로 사춘기를 보냈지요
아침 일찍 장사를 가려면 누구하나가 차에 있어야 했지요
누구라도 안가면 당신은 또 혼자 고생하느니 살고 싶지 않으니 누구네는 다 버는데 죽고 싶다는둥 그말이 나오니 우리 들은 서로 아침이면 의논을 하지요 어제는 내가 갔으니 오늘은 네가 가라 싫어 안되 아니면 내가 낼 갈께 니가 가라 이러니 저러니 동생들과 난 옥신각신 장사 따라가기 싫어서 뒤란에서 티격되었고 그러면 엄마는 늘 \'내가 가마 니들은 집에 있거라 \"하셨지요
엄마가 간다고 나서시면 당신은\"아~애들은 머하고 당신이 가 한팔로 멀한다고 가 옥이야~얼른 가 아버지 고생하는거 안보여? 기집애들이 생각이 있어야지...)난 늘 그렇게 도살장가듯 따라다녔고 촌으로 다니는 장사라 돈이 없으니 콩이며 쌀 아니면 옥수수로 바꿔와야 했으니 그 꼬불꼬불한 차가 못들어가는 길은 한참 사춘기인 내가 이고 지고 끌어안고 다녔습니다
동네 어귀마다 또래 남자들이 처다보고 웃고 관심을 주면 정말 죽고 싶었지요 당신은 그때 머하셨나요 차안에서 담배피고 앉아 있었지요 배달은 내가 해야했고 난 당신곁에 있기조차 싫었습니다
방구를 뀌어도 모른척 창문만 열고 당신과 난 말도 없지요
점심때면 \"밥 먹자\"이말이 하루종일 대화이죠
당신은 내가 왜 라면을 싫어하는줄아세요?
섬에가서 물건을 팔고 거기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돈 아낀다고 라면을 먹자며 그것도 한개를 끓여달라 하더군요 김치많이 넣어서 가게 아주머니는 \"아구 딸인가본데 딸도 배고플텐데 김치 많이 넣어도 그렇지 라면한개가지고 모자라지요\"그렇게 말을하시니 아버지는\"너 배고프니 모자르겠어?\"
난 고개 숙이고 \"고개만 흔들었습니다 그렇게 김치 많이 들어간 라면을 아버지는 큰젓가락으로 건져서 빈그릇에 담고 국물을 덜어내더니 나보고다먹으라 하더군요 라면은 몇줄안되고 김치만 가득했지요 가게 아주머니가 딱하단식으로 보고 있었고 난 먹었습니다
그리곤 30분후 난 배가 몹시많이아팠고 허리도 끊어지듯했지요
얼마나 체했는지 난 식은땀이 비오듯했고 그래도 아버지는 몰랐지요?
지금도 난 라면을 좋아하지않습니다
당신만 좋으면 되고 편하면 되고 다른사람은 아예 없는 사람이 당신이지요
부녀지간의 정은 세상에 없었지요
어떻게 하면 덜 움직이고 돈을 벌까 어떻하면 좋은사람한테 붙어서 잘살까 이런생각으로 평생을 사셨던 당신 ..어느 가게가 잘되면 (\"이가게 하루에 얼마벌까 한그릇에 얼마면 하루에 와~`금방 부자되겠다 야~) 이러시지 주방에서 때를 거르며 고생하는건 전혀 없는 분이당신입니다
그런 당신덕에 엄마와 우리 사남매는 배곯음에 남의 눈치도 빨라졌고 점점 당신곁에서 멀어졌지요
그런당신이 이제 암으로 온몸에 다 번져서 살은 다 빠지고 기운이 없어 앉지도 못하는 모습으로 내게 있습니다
어쩌라구요 난 아직도 당신을 더 미워해야 하는데 내가 당신 미워했던 지난날을 다 갚아야하는데 이렇게 가시면 나 어쩌라구요 평생 울고 가슴치며 후회하며 살라고 이렇게 가시려 합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사세요 내가 당신미워하는거 다 갚을수 있게 시간을 좀 줘요 내 맘속 앙금 다 휘저어놓고 가면 나 어쩌라고? 어떻게 끝까지 당신만 생각하고 가시려 하나요
이렇게 가면 나 계속 당신미워하면서 가슴처보라고 그러시나요
아버지...조금만 나한테 시간을 줘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이런말 할수 있게 시간을 줘요 아버지 온몸에 다 퍼진 암을 내가 대신 아프고 싶어요 이말은 진심이예요 전화로 \"에미야 고맙다\"이말을 난 50평생 첨들어본 당신의 말입니다 입원하는날 밥을 먹을때 당신은 내가 목메게 먹는다고 물을 컵에 따라 주는걸 난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몰라 엄마와 신랑얼굴을 먼저 봤엇지요
난 태어나서 첨으로 당신한테 물한잔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물사랑은 당신 죽어서도 아니 내가 죽어도 못잊을겁니다
그 물을 다 마셨지요 그리고 아버지 처다보고 웃었지요 그랫더니 당신 그러렷지요? \'천천히 먹어라 체할라 물을 마셔야지\"나한테는 성인의말처럼느껴졌어요
오늘은 좀 늦게 간다고 전화 했더니\"머러 자꾸오냐 \"\"아버지 식사는요\" \"아파서 지금 진통제 맞고 있어 다맞으면 먹어야지 \"이말에 힘이 하나도 없이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당신 목소리에 난 또 울음을 토해냅니다
제발 통증 심하지않게 내가당신 보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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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은 가려합니다
세상에서의인연을 모두 다 산사람한테 넘기고 당신이 돌아서려합니다
내가 먼저 등돌려 한발자욱 내디뎠습니다
억만년 인연을 이렇게 쉽게 한발자욱에 인연이 멀어질줄몰랐습니다
당신 차마 잡고 싶지만 잡을수 없어 하얀 소복에 눈물로 당신길 적셔 드립니다 이제보니 당신 내 아버지 였습니다
당신 딸로 태어나서 지금은 행복해요
고맙단 말에 아버지 나두 고마워요 했던말 잊지말아주세요
당신 무서워 마세요 가는시간까지 내가 옆에 있어줄게요 내가 당신 갈때까지 잡아줄게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아버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이예요 심장이 멎을거 같아요 당신은 세상을 놓아야 한단생각에 몸서리 치겟지만 난 당신을 보내야 하기에 그만큼 몸서리치고 있습니다
아버지,,,겁내지 마세요 내가 같이할게요 내가 맏딸이 당신 옥이가 같이 해줄게요 세상에 하나뿐인 당신이 내 아버지란거 이제 알았습니다
오늘도 병원가서 우리 만나요 내가갈때까지 통증 없을거예요 겁내지 마세요 갈게요 내가 지금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