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 제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81

나단이네집 2


BY 동강 2010-03-05

오늘은 나단이 엄마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무려 15시간을 몸부림치니 미국에 도착하더군요..

저는 남편이 저를 본 순간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뽀뽀는 아니더라도

살짝은 안아 주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보면 다 그렇게 하잖아요.

하지만 남편은 저를 보자마자 ‘왔어. 가자’하면서 그냥 짐부터 챙기는 겁니다.

얼마나 서운한지...이 날 남편은 실수를 한 겁니다.

제가 두고두고 이 일을 곱씹었거든요.

남편이 차를 가지고 와 집으로 가는데 무슨 고속도로가

우리나라 국도 수준도 안 되게 나빴습니다.

미국이 다 좋은 건 아니 구나했지요.

 

이렇게 시작된 미국 생활은 힘들기도 했습니다.

친정과 시댁이 다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 힘으로 공부를 해야 하기에

남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는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파는 일을 했습니다.

o이o라는 신발 전문점인데 흑인들이 신발을 사면

이 신발에 이 모자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데 이 모자도 한 번 써봐라 하면

모자도 사고 이 모자에 이 티셔츠가 멋있다 하면 티셔츠도 사가게 만들어

아주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쓰게 만든답니다.

한국 사람들이 장사수완이 좋은 건지 흑인들이 문제가 있는 건지......

 

이렇게 한 달을 살다보니 첫아이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입덧이 심하여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직 토마토와 포도 쥬스 외엔 먹지를 못하고

특히 밥 냄새가 너무도 싫어 남편은 자기가 직접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밥을 하여 먹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어리어리 한 채로 한 학기를 지나니 겨울이 오고 김장 생각이 나더군요..

한국에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김치 담그기에 도전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요리책에 있는 대로 한국 마켓에서 배추를 비롯하여 젓국. 고추 가루 등을 사고

토요일에 열리는 미국 야채시장에서 밤도 사고 잣도 사고 마늘등을 샀습니다.

큰 그릇이 없어 화장실에 있는 욕조 에다가 배추를 절여 정말 심혈을 기울려

김장을 했습니다. 김장을 넣을 만 한 큰 통이 없어 아이스박스 에다가

김치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작은 아파트에 베란다 같은 찬 곳이 없었어요.^^

할 수 없이 김치를 아이스박스 에다 담고 아이스박스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겨울 방학이 없고 남편은 눈이 많이 와서 차를 타고 등하교를 했어요..

어느 날 차를 타고 학교에 간 남편이 기다려도 오지는 않고

집으로 저녁에 전화를 했습니다.

너무도 불쌍한 목소리로 학교에서 나와서 주차장으로 가니 차가 없어 졌다는 겁니다.

저는 장난인 줄 알고 빨리 집으로 오라고 했는데 정말 걸어서 온 겁니다.

경찰서에 전화를 하여 신고를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차도 걱정이고 무엇보다 김치가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새벽에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경찰이 우리차를 찾았다고 했습니다.

흑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차가 있다고 가져가라고 해서 아침 일찍 가보니

차가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 있는 겁니다.

바퀴4개. 시트. 차안에 있는 오디오 세트.

정말 앙상하게 뼈만 있어 보기가 흉했습니다. 

저는 먼저 트렁크문을 열고 김치를 보니 김치가 없는겁니다.

누군가가 김치도 들고 가버렸습니다.

겨울 반찬이 다사라졌지요^^

그래도 누군가가 내가 담근 김치를 맛있게 먹어 주길 기도했습니다.

 

남편은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고 보험회사에서 나와 보고는 고치는 값이

차의 살 때 가격보다 더 많이 든다고 하며 차를 다시 사라고 현금으로

주었습니다. 차는 한국으로 들어가는 유학생한테 산 것으로

오래된 중고라 2000불에 샀는데 보험회사에서는 3300불을 주었습니다.

아싸! 하며 3000불로 중고차를 사고

300불로 몇 달 뒤에 태어날 아기 용품을 샀습니다.

 

그 와중에도 교회는 다니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열심히 저는 남편 따라서 ....

 

며칠뒤에 또 만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