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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딸랑 두부장수가 왔어요~딸랑 딸랑~


BY 그대향기 2010-02-01

 

 

딸랑 딸랑~

두부장수가 아침을 깨웁니다 딸랑 딸랑~

 

정확하게 아침 8시에 한번

낮 12시 30 분에 또 한번

저녁 5시 30 분에 또 또 한번.

 

우리집 할머니들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다.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문을 두드리기도 뭐 하고

그렇다고 비상벨처럼 울리기도 그래서 두부 종을 샀다.

하루 세번.

정확한 시간에 자선남비의 종소리 같기도 하고

새벽골목길을 흔드는 종소리 같기도 하다.

 

할머니들의 가장 큰 즐거움인 식사시간.

하루에 세번의 기도와 예배시간이 따로 있지만

식사시간만큼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시간은 없을 것이다.

따뜻한 밥과 국에 매일 바뀌는 식단

그날 그날 생기는 과일에 따라 달라지는 간식들.

오늘도 서울에서 손님이 두분 오시면서 선물한 콩우유가 간식이었다.

어제는 백설기와 귤이었고.

조금있으면 딸기가 올라가고 수박이며 참외등....

계절 과일에 쏙떡이며 송편이나 절편까지 떡도 다양하게 올라간다.

 

할머니들이라 무른 음식이 주 종을 이루지만

가끔은 대구찜이나 탕수육, 통닭같은 특식도 한다.

젊은 연세라야 70 을 훨씬 넘기신 분들이라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전통적인 음식을 좋아하시고

소화기능이 떨어져 계시다보니 죽 종류는 좀 다양하게 만드는 편이다.

호박죽에 고구마넣기, 땅콩 갈아서 깨죽 끓이기, 녹두 걸러서 죽쑤기

단호박만 삶아서 으깬 죽 끓이기, 새알 미역국이나 수제비에 감자와 애호박 듬뿍 넣기 등...

 

죽과 국의 중간 끓이기도 자주 하는 편이고

누룽지를 만들어 뒀다가 바짝 말려서 방앗간에 가서 드르륵 간 다음

율무나 콩 현미등을  섞어서 볶은 다음에 또 드르륵 알갱이가 있게 갈아서

물에 불려 누룽지 스프를 끓여 드리면 아주 좋아하신다.

국 삼아 드시기도 하고 환자가 생기면 스프처럼 끓여드리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고소하고 영양도 있는 음식이라 국거리가 어중간한 날에는 애용한다.

특히 겨울철에 손님이 오시면 해 드리는데 아주아주 좋아들 하신다.

중요한 것은 그 누룽지를 만들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라는 것.

 

밥을 해서 일부러 가스 불 위에 올려 놓고 1 시간 30 분을 기다리며 뭉긋한 불에서 해야

누룽지가 두껍고 노릇노릇하게 된다는 것인데 불이 쎄면 타버리고 약하면 누룽지가 맛이 없다는 거!!

17년차 주방장 노릇에 는 것은 누룽지를 일품으로 구워 낸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랄지~~ㅋㅋㅋ

화력조절과 시간을 잘 맞춰 두면 흠..흠..흠...멀리서도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러면 위에 밥을 걷어내고 누룽지를 긁어내면 후~와~~예술이다~~!!!

누룽지가 지름 40 센티미터도 넘게  하나로 훌러덩~~벗겨진다.

노릇노릇 두툼두툼~~~고소고소~~바싹바싹~~오도독~오도독~캬~~~

캬~를 외치기 위해서 하루 온 종일 가스 불 곁에서 구워 내는 것이 고작 6~8장 정도.

쌀로 치자면 4되 정도????

할머니들 한번 날 잡고 누룽지 만들려면 쌀을 거의 7~8 되 정도는 누룽지 만드는데 쓰인다.

 

 

그렇게 해서 말려 뒀다가 완전히 수분이 없어지면 방앗간에 가서 대충만 갈아서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두고두고 애용을 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우리집 누룽지 맛을 알고 싶으신 분~~

선착순 보자~~한 200 명쯤???

그 이상은 준비 된 누룽지가 없네요.

다음을 약속할께요.ㅎㅎㅎ

 

오늘도 서울손님 덕분에 아침부터 바쁜 걸음을 걸었지만

김치만두를 평양식으로 왕만두로 만들어서 잔치를 했다.

만두잔치.

굵직굵직한 칼국수도 몇가닥씩 넣어서 끓인 왕만두국은

다섯개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세분이나 계셔서  만두국이 그리우시면

하루 일을 잡아서 만두를 빚는다.

한 500 여개를 만들고 나니 어깨며 손가락까지 뻐근해도

할머니들과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또 행복한 그대향기.

 

수요일에 또 손님들이 오신다고 해서 만지는 김에 많이 만들어서

냉동실에  두고 그날에는 끓이기만 하면된다.

사골 육수를 내 놓은 게 있으니 수요일에는 그저 먹는 셈이네~ㅎㅎㅎ

아침부터 할머니들과 만두를 빚으며 하하호호낄낄.....

싱거운 소리에 실없이 웃기는 나를  보고도 즐겁다 해 주시는 할머니들.

그 덕분에 잔주름이야 늘어났지만 늘 이 자리에서 행복한 그대향기랍니다.ㅎㅎㅎ

수요일에 오시면 푸짐한 김치만두를 듬뿍 드리지요.

예약손님 받습니다.ㅋㅋㅋ

 

전화번호는 010_0000_0000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