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하지 말아야겠다.
한 잔에는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두 잔 세 잔의 포도주에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어제 저녁식사로 오리구이를 준비했더니만, 신랑이 선물 받은 포도주를 한 잔 하자고 한다.
당연히 한 잔은 술~ 넘어가며 기분을 좋게 하고 맛있는 오리구이의 느낌함까지 잡아주어
기분이 이때까지는 띵~ 한듯하며 좋았다.
하지만, 만만하게 생각한 포도주에 당했다.
남편과 누가 더 잘 마시나 내기를 하듯이
\"우리 포도주 딴거 다 먹어볼까?\"
\"싫어. 왜 그래야되는데..\"
\"남기면 또 언제 먹어. 먹을 때 먹지.\"
\"그래.. 그럼 한 잔만 더..\"
왠일이니.. 그래도 술이라면 좀 먹는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소주에도 맥주에도 취하지 않았던 나인데..
포도주 딱 세 잔에 하긴 잔이 와인잔이니 좀 크긴 했지만,
목에서 넘어가는 술~술~ 넘어가서 다 넘기고 보니,
어느순간 신랑과 대화중에 눈물까지 흘리며 둘이 아이들 앞에서 통곡하고 우린 진상이였다.
통곡한 이유인 즉,
신랑이 회사에서 힘들다며 진급을 앞두고 여기저기에서 채이다 보니, 회사가 가기싫고,
무능력한 자기가 싫다며 가족에게 힘없는 자기가 죄인같다며~ 슬럼프에 빠진듯
내 앞에서 우는데.. 그 모습에 같이 울었다.
울면서 기둥이 무너지면 안되니깐 울지도 말고 힘들다고 하지도 말라했다.
자기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 생각해서 높은 곳에 사는 사람 보지 말고 아래를 보고 살라고 했다.
내가 세상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신랑의 투정이 그냥 배부른 투정이자 포도주에 취해 술주정인듯~
하여튼, 포도주의 힘인지 신랑의 눈물때문인지..
오늘 아침부터 출근해야하는 신랑은 옆에서 누워서 일어도 못났으며,
방학이니 다행인지 착한 딸들 엄마아빠의 상황파악을 했는지 아침부터 알아서
우유와 바나나로 간다하게 먹고는 둘이 잘 놀아준다.
오늘 딱 배꼽시계가 배고프다고 하는 열 두시가 다되어 일어나서는 해장하러 나갔다온것이 다~
그리고 와서는 한 숨더 자고....
\"자기야..자긴 술자리 많잖아. 회식도 있고,그러니 우리 이제 둘이서는 절때 술마시지 말자!\"
\"그래. 그러자 특히 과실주는 독해~\"
언제까지 지켜질 약속인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어제 구토하던 밤부터 지금까지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 하루를 진통제 두 알들고 먹어 말아.. 고민까지 하면서 버텼으며,
아이들 데리고 4시쯤 인나인과 자전거를 태우면서 욱~ 욱~
이제 자야겠다.
방학중인 아이들 잠 버티기를 한다. 엄마랑 같이 잔다며 컴앞에 있는 엄마만 쳐다본다.
어제 저런 이쁜 딸들앞에서 내가 뭔짓을 한건지.. 오 마이 갓~
과실주.. 특히 포도주.. 너 정말 무섭더라~
내 아까운 하루.. 어째~ 돌리도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