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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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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BY 올리비아 2009-08-19



올케언니와 전화수다를 떨던 중..

언니가 묻는다.

 

비아야~ 우리 갓바위 안갈래?

 

갓바위?..

그..럴...까?

 

가자!

그래!!^^* 

 

한순간 뭐에 홀린듯 의견일치되어

것두 이 무더운 땡볓한여름에

 

언니와 길순이와 팔공산 갓바위를 간다고

날을 정하고 남편에게 통보하니..

 

순간 남편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날도 이리 뜨거운데 어딜가냐 ~

주말이라 차도 막힐텐데 ~

더욱이 그날은 너 생일이고~

어쩌구저쩌구~

 

그땐 몰랐는데 그러고보니 그렇다.

그래도 어쩌냐

 

에라이~~모르겠다.

마음 먹은김에 가자!

 

약속날 아침일찍 7시차를 타고

대전터미널에 도착하니

 

언니와 길순이 그리고

가이드와 운전병을 자청하며

예정에도 없이 나타난 오빠까지.

 

넷이서 대전서 다시

대구로 향해 도착하니 12시.

 

캬! 햇빛쨍쨍 아주 눈이 부신다부셔.

날을 완전 지대로 잡았다.ㅡㅡ;;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뉴스에서 폭염주의보가 내렸다는데

왠만하면 산에 오르지말고

그냥 산입구에서 좀 앉아 쉬었다 오라고..

 

어떻게 온건데 입구에서 머물다 오라는겨시방! @#$#$%^!!

본전도 못찾고 잔소리만 들은 남푠..ㅋ

 

자 !그래 가는거야!

 

집에서부터 입고 온 편하디 편한 박스면티에

스판쫄바지에 운동화 썬캡 선그라스

등산복도 아닌 복장으로 나름 완전무장을 하고

주차장에서 내리니 ..............

 

 

헐~~ 왠일이래

주차장을 벗어나 옆 산길로 올라가는 길이...

 

나무그늘 하나 없이 햇빛 쨍쨍 눈부신

흙길도 아닌 도로 포장한 허연 길이 아닌가.. 

 

산입구까지 걷는데 

완전 죽을지경이다.

 

에고 ~그래도 가야 할길 ..

 

온몸으로 무식하게 태양과 맞짱뜨듯 

뜨거운 도로길을 걸으려니

첫걸음부터 고행길이다.

 

것두 가장 뜨거운 12시.

고개를 푹 숙이며 태양의 햇빛을 마주보고 걷는데.. 

 

너무 뜨거워서..

가져온 손수건 한장은 목에 두르고

 

나머지 한장은 범죄자

알카에다조직원처럼

얼굴 죄다 가리고

자외선차단 토시를 끼고

선그라스를 끼고는

 

헉헉!!

산입구까지 스팀을 뿜으며 들소처럼 씩씩대며 걸으니

벌써 얼굴이 데인거처럼 뜨겁다.

 

길고도 짧은 산길을 걸어

산입구에 도착해서는

 

휴!~~~

수건 훌렁 벗어버리고는 한숨 한번 길게 내쉬곤

 

다시 산정상 계단을  천천히 오르니

비록 힘은 들지언정 나무 그늘이 울창하고 시원해서

한결 쉽게 오를수 있었다.

 

 

 

 

갓바위라...

참.... 신기했다.

 

햇빛때문에 눈이 부셨지만

경이로움에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산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땀에 젖은 몸을 시원한 바람 한줄기로 식히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절로 내려가니

내가 디따 좋아하는 밥을 준다.ㅋ

 

셀프로 밥과 국을 퍼가는데

밥과 국을 곱배기로 디따 많이 퍼오니

 

식판을 본 오빠가 허걱! 놀란다.

힛~뭐 그정도가지구..ㅋㅋ

 

밥,국,짠지.

시장이 찬이라고

 

아주 맛나게 먹었다.

 

 

근디 길순이가 지밥 다 묵고 내 소중한 밥을 

허락도 없이 한술뜨면 정없다믄서

삽질하듯 두숟가락 푹 퍼갔다....

가스나..ㅋ

 

밥을 먹는데 짠지는 너무 짜서 못먹고

배고픔에 후루룩 국과 밥을 먹는데

 

외면당하고 있는 짠지가 묻는다...

 

니들이 짠맛을 알어?!

 

짠지의 그 맛은 진짜진짜 짰다

 

짜기로는 반찬 열몫은 했다.

그려~짠지야~ 니가 고생이 많타!ㅋ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뒤로 걷고 앞으로 걸으면서

 

산을 천천히 내려오는 길에

떡도 먹고 엿도 먹고

시원한 계곡물에 손도 담그고 발도 담그고..

 

한가로히 산을 내려오니 서너시.

 

오빠가 묻는다

어디가고 싶으냐! 동해 갈래 서해 갈래?

 

동해!

그래 그럼 오늘 마침 비아생일이니깐 동해가서 회먹자!

탁월한 선택!^^

 

차는 다시 남쪽에서 동쪽으로 향해가는데

시원한 차안에서 우리 여자셋은

수다떨다 졸고...

먹다 졸고..

 

그러다 순간 차밖 도로표지판을 보니

포항경주가 보이자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어머....나 봄에 여기 왔었는데..

하며 혼자 반가워 놀라고

그때 생각 하며 웃고...

 

영덕가서 회먹으면서도

포항에  물회 디게 맛있어

하며 잘난척도 하고..ㅋ

..........

 

 

식구들은 분명 내가 집에 돌아오면

몸살나서 며칠 쓰러져 누워있을거라며

 

무슨 예언가처럼 말하며 나를 맞이했지만

 

하루 시체처럼 푹 쉬고는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무용하러 나가니

속으로 흠칫 놀라며 허망?한 눈치다.ㅋ

 

사실

나도 놀랬다

 

산을 오른지가 언제던가..

오년 아니 십년 ?...

아니 등산이라곤 해본적이 없다.

 

아파트 앞산오르고

집앞 올림픽공원 몇번 간 기억밖에는...

 

역시 2년 무용한 효과가 나타났다.

늘 산을 오른 사람보다

다리운동이 더되는게 한국무용이라고 했다.

 

한국무용은 주로 외다리로 서있거나

외다리로 섰다 앉았다하는 굴신 동작들이 워낙 많기에... 

 

다리운동이 제법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역시 운동도 우리것이 좋은 것임을 새삼 느꼈다.^^

 

그나저나...

언니가 갓바위는 세번은 가야한다면서

올가을에 또 가자는데...

 

과연

또 가게 될까나?^^*

 

좋긴 참 좋더라~~

 

...............

 

공기도 좋고~

초록색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가족과 가도 좋겠고.........

친구와 가도 좋겠고.........

 

조용한 산길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훌쩍 다녀와도 좋겠다...^^

 

.............................

 

 

안녕하세요~

 

무더운 한여름

잘 지내고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