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 걸 좋아한다
가벼운 운동화를 신어 주고 성큼성큼 걸어 다니는 게 좋다
체력단련도 되면서 빠르게 질주하는 교통수단을 타고는 절대 음미하지 못할
작고 이쁜 것들을 즐겨 감상할수 있다
매연을 풍풍 내뿜으며 가까운 길도 습관적으로 차를 타고 다니는 건
안 좋게 생각한다
두번째로는 자전거 타고 다니는 걸 좋아 하는데
걷는 걸 즐기다 보니 자전거에 먼지가 쌓이도록 버려 두었네
큰아이가 부탁한 책을 빌려다 줄겸 작은 놈 데리고
자전거 타고 도서관을 갔다온다
먼저 걸레통을 들고 나가 아파트 계단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서있던 자전거를 반짝반짝 닦아 준다
빌릴 책이 무게가 상당하므로 등에는 배낭을 메고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미끄러져 나간다
내가 사는 이 곳은 넓은 인도에 자전거 도로가 딸려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초록수풀 늘어진 그늘로 에스자를 그리며 열심히 밟다가
완만한 내리막길로 시원스레 미끄러져 내려 가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다
처음 자전거를 탈때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5,6학년 쯤 ,,,가게를 하는 우리집은 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어 놓고 물건을 팔았는데 여름밤 심심해서 남동생과 같이
밖에 세워 놓은 아버지 짐 자전거를 타보기로 한다
어른용이고 뒤에는 쌀배달이 용이하도록 커다란 쇠로 된 짐칸이 딸려 있는
큰 자전거인데 남동생과 번갈아 가며 짧은 다리를 왔다리갔다리하며
연습했더니 금방 타게 되었다
평지인 그길만 오며가며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의기 양양하는 기운으로 비탈진 내리막길에도 도전을 해 보는 것이다
경사가 꽤되는 그 길은 자전거를 막배운 초띵이 오르기엔 무리가 있었다
낑낑 오르다 옆에 깊은 도랑으로 한순간
퍽 !고꾸라져 버렸다
시간이 정지된듯 , 몸을 움직일수 없었고 아무 생각과 느낌이 없더니
옆구리의 통증이 느껴졌다
옆에 동생은 없었고 도움을 줄만한 행인도 없었다
한참후에 스스로 몸을 추스리고 자전거를 추스리고
도랑을 빠져 나왔는데
다행히도 다친 곳이 하나도 없이 말짱한게 신기할 정도
ㅋㅎㅎㅎㅎㅎㅎㅎ
자전거를 탈때면 떠 오르는 안좋은 추억의 조각이다
늘 자전거를 애용하는 우리 막둥이는
청색 작은 바이크인데
꽃보다 남자에 구혜선이 타는 갈색자전거를 한동안 열망열망하더니
엄마의 과소비강론에 넘어갔나,,,, 요즘은 잠잠하다
길에 노랗게 떨어지는 나뭇잎 몇장을보니
가을예감으로 싱숭생숭하다
아름다운 낙엽지는 가을날엔
자전거 산책을 오래오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