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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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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맑음.


BY 늘봄 2009-07-31

두 달간의 마지막 수업에 실습일지니 뭐니

잔뜩 짐덩이를 안고서

어떻게 가가호호방문할까나? 하고

늦은밤 주소별로 정리를 하고있는데

밑엔지 옆인지 목소리 짱땡이 자꾸 치솟아오른다.

포동포동 막내의 배를 쓰다듬으며 누우려니 자꾸만 고성이 박차고 들어온다.

9시 반쯤 고기냄새만 살살 풍기대더니

왠일이야 지금은? 하고

앞베란다 창문을 살짝 열고 창밖을 주시했다.

어머머머...

그 고성음은 아래층 남자였다.

억세게 운이 좋아 부모로부터 큰 산도 물려받고 KTX가 자나갈 예정부지 땅도 받고

현재 운영중인 휘트니스 사업체도 물려받은

체격 우람빵빵 근육맨에다 가방끈 긴 남자....다.

 

한번씩 한밤중에 십원짜리 욕이 울려대며 공포분위기를 연출해댔던 그 남자가?

어젯밤엔 아래층 앞베란다 샷시가 쿵쿵쾅쾅~~~

십원짜리 거침없이 하이킥이었다.

그 남자 아내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은 채

한동안 쉴새없이 허공향해 그 남자는 머시기머시기 뱉어냈을까?

아이가 셋인데....

아이들은 다 잘까?

아님, 제 아빠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귀를 막고 자는 척 하고 있을까?

 

방금 전에

아래층 5가족은 차에 올라 앉아있었다.

여느때같음 눈마주치면

\"안녕하세요?\"상냥하게 인사를 했으련만,

뒷자석에 앉은 그 남자의 아내도 아이들에게도

내가 먼저 눈길을 피하게 되어버렸다.

 

참 알 수 없나보다.

부모 잘 만나 젊은나이에 재산떵떵 물려받아 좋겠다 솔직히 부러워했었다.

아이들 해외영어캠프(제주도) 보냈다해서 좋겠다고 했다.

좋은 인테리어, 좋은 차, 잦은 외식, 잦은 여행도 솔직히 부러워도 했다.

헌데, 간밤에 그 남자의 행동, 그늠의 목소리를 듣고서

밤과 낮의 또다른 양면성에

\'그렇구나....고성 십원짜리....\'

 

참 이상도하다.

그런데 왜 내가 먼저 피해버렸을까?

그 남자는 \'오늘은 맑음\' 으로 비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