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출장중입니다.
어제 떠나며 토요일 저녁에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있을 때는 모르지만 빈 자리를 보게되면 그리움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지요.
학원에서 돌아온 딸아이와 함께 있지만 저녁먹고 시험공부한다고 제방에 들어가있으니
온 집안이 조용합니다.
컴 안에 저장되어있던 일기를 보자니 결혼 9년차에 해외출장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써놨던 글이 있더군요.
다 읽고 났는데 한 숨이 쉬어지네요...
왜?
당신의 체취가 아직 남아있는 우리의 함께한 공간에서
당신을 그리워 합니다.
몸은 떠나 있어도
내마음에 각인된 당신의 존재는
여전히 그자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워하는 시간이 있기에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겐 주어졌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그때부터 우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서로를 의지하며 위로하고 힘이 되어줄
서로의 의미가 되어줄줄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사실을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서로에게 모든걸 주고싶고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거라고 확신하며
우리의 숨이 붙어 있는 그날 까지
함께 서로의 의미가 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두 아이의 아빠와 엄마가 되었지만
늘 그 약속을 마음에 두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나이가 들어
황혼의 아름다움을 즐길줄아는 훗날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가
젊은 날을 추억할때
조금 덜 부끄럽기를 원합니다.
서로를 위하는 길이 결국은 자신에게
최선의 길이었음을 고백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나의 삶이 기뻤고
당신과 함께 한 시간들이 배움의 시간이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힘들어 할때 말없이 옆에 있는것만으로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고 한 당신처럼
나 또한 당신이 옆에서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늘 행복은 가까이 있다고 믿고 사는 만큼
세상 살아가는 이치에 어두워 약지못해
그만큼 어렵게 산다고 해도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싶습니다.
살아가는 날이 많아질수록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떳떳해지고 싶습니다.
때론 고집스럽게 비춰져 미움을 받는다 해도
적어도 아이들에게 인정받는 엄마...
당신에게 인정받는 아내이고 싶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도
이런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상처를 받고 입히면서 서로에게 길들여진 지금
처음보다 당신을 더 알게 된만큼 사랑도 깊어졌습니다.
이렇게 당신의 삶과 함께 맛물려있는 내삶.
당신의 삶을 사랑함을 통해
내삶 또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밤...
우리의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이 시간.
당신을 만남이...내겐 행복의 시작이었나봅니다.
2001.7.21....엠파이어
참, 많이 남편을 사랑했었나봅니다 ^^
아님 바다 건너있다고 센치해져서 그리움이 깊었는지...
암튼 지금도 저 마음 그대로 일까요????
실은 남편을 지금도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하지만 저를 너무 외롭게 합니다.
남편은 가정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휴일도 없고 평일에도 늦은 귀가,
거의 하숙생 수준이죠.
늘 미안한 마음은 있는지 가끔 시간을 내서 저녁 먹자며 퇴근 후 데리러 와서
분위기 좋은 집에서 밥 먹고 차 마시고 귀가하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소소한 것들을 함께 웃으며 이야기 하는 거고
동네 한바퀴 돌며 산책하는 거고, 함께 장보는 거고...
한참 일할 나이고 자신의 꿈이 있으니 아직은 봐주자 하지만
어떤 때는 나이 더 들면 내가 놀아줄줄 알고..? 하면서 협박도 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부터 혼자놀기에 도전해서 이제는 잘 놉니다^^
장보기는 물론이요 산책도 혼자, 영화도 혼자, 공연도 혼자 갑니다.
이젠 할 만 합니다^^
그래도 가끔 가재미 눈을 하고 남편을 째려보고
외롭다고 투정도 부려보면서 남편 가슴에 흠집을 내봅니다.
그럼 울 남편 제 눈치 보면서 하루정도는 제가 원하는 대로 살아봅니다.
그 담날이면 다시 바쁘게 자신의 코스로 돌아가지만요.
저 행복하지만요 요즘 또 외롭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가자미 눈을 떠도 봐줄 남편이 없네요.....
그래도 오늘 밤 잠자리에 들면서 울 남편 건강하게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잘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