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런것들을 보너스 행복이라 생각한다.
자연을 벗삼고 자연에서 먹거리를 구하고
어린날 부터 자연을 놀이터 삼아 살았던
정서 때문인 듯하다
들꽃 하나에도 가는 길을 멈추고 싱그런
풀내음을 실컷 먹고 배부르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시골스런 정서.
아마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 주셨음인지
집은 도심 속 아파트지만 사무실은 외곽에
동떨어져 시골 정취를 만끽하며 산다.
잠시 내 몸 움직여 심어둔 수십가지 꽃들위로
한가로히 나르는 벌 나비
사무실 마당 가로 작게 흐르는 실개천
남편이 웅덩이를 파고 오리 몇 마리를 띄워
놓으니 그 또한 멋진 풍경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는 풀들이 조금 흐르는
물을 아예 보이지도 않을만큼 덮어 버렸다.
가끔 남편은 그 풀숲에 내려가 풀섶을 헤치고
있다 뭐하냐는 물음에 뱀길을 만들고 뱀이
지나는 모습을 볼거라는 남편의 엽기 대답에
잠시 시름없는 웃음을 웃곤한다.
어느 날 그 풀숲에서 신비스런 일이 일어났다.
남편이 웅덩이를 파서 넣어둔 오리는 풀숲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망을 쳐두었는데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나에게 마당끝에 서있는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막힌걸 보여줄테니 빨리 튀어 나오라고.....
정신없이 뛰어 나가보니 세상에 풀숲에 청동오리
새끼 네 마리가 잔뜩 경계의 빛을 띠고 우리 부부를
피해 풀숲으로 숨어든다.
그 시끄럽고 복닥거리는 사무실 근처 그 우거진
풀숲에서는 청동오리가 알을 낳고 새끼를 치는
역사가 이루어 지고 있었던가보다
자꾸만 들여다 보니 많다 한 열 마리는 족히 뒴직
하다 그 아래 사다넣어둔 오리가 소도둑에 비유
하자면 그 옆 풀숲에 숨어있는 청동오리는 꼭 아기
같다 너무나 작고 귀여워 색깔만 다르지 꼭 막 부화한
병아리가 물에 동동 뜬 느낌이다.
그 청동오리의 엄마를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그 작은
새끼들은 아주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물러 날 행복하게
했다 어느 날 아무리 찾아도 그 작은 새끼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없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본 것을 엄마라
생각해 따라다닌다는 어떤 이야기들
나도 그들에게 오리 엄마가 되어 그들과 대화도 하고
그들을 보살피며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인사도 없이 무성한 풀만 휑허니 남겨두고 그들은
모두 떠나 버렸다.
돈 없어도 누리는 이 가슴벅찬 행복.
난 이 행복을 보너스 행복이라 부른다.
난 이렇게 전원과 뒤 섞인 생활에서
매일매일 보너스를 받는 행복한 여자다.
그래서 사는게 늘 신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