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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법석 다이어트, 시작하다.


BY 飛上 2009-06-16

 

거울을 보니, 요사이 맘도 몸도 편했나보다.

직장 옮기고, 처음엔 적응하느라 살이 쭉 빠지더니만,

살이 부~~하게 올라, 얼굴 선이 간데없다.

며칠 시험본다고 밤새 공부하느라,

고3, 대 4 때도 안 쏟던 코피까지 한줄기 흘렀는데도 말이다.

 

점점 오르는 살에 영~ 몸이 부대끼길래, 다이어트와 영양학 관련 책을 몇 권 읽었다.

무언가 시작하려 할 때, 이론으로 먼저 무장하는 내 오랜 습관이다.

눈에 뜨이는 것이 이른바 검은콩 다이어트다.

몸에 독소를 빼주고, 살도 확~ 빠진단다.

 

그것도 내가 좋아라 하는 두부를 먹으면서 말이다. 

콩도... 즐겨 먹진 않지만, 싫어하는 음식은 아니다.

거기에 방법까지 간단하다. 콩을 삶아서 아침에 두부와 함께 먹으면 된단다.

 

당장에 콩을 사서, 어제 밤새 불렸다.

아침에 불어서 거의 2배나 커진 콩을 밥솥에 넣고, 찜기능을 선택했다.

책에는 분명, 밥솥에 넣고, 찌라 했다.

밥솥이 알아서 쪄주는 것이니 편안 마음으로, 오전에 잠깐 졸고 났다.

눈에는 모락모락 김나는 검은 콩이 그려지고, 난... 그걸 맛나게 먹어주면 그만인거다.......

 

첫날은 세 끼 내내 콩과 두부다. 아침 챙겨 먹으려고 부엌에 갔다.

그.런.데...

밥솥은 물론이요, 렌지대에, 그 윗칸 전자렌지, 옆에 있던 냉장고, 바닥, 벽, 그리고 천장까지....  

온통 까만 콩물바다다.

암 것도 못 먹고, 한참을 뒷수습하고 나니 늦은 오후라,

시장이 반찬이라고, 한 그릇 수복이 담은 콩도 고소하고 맛있다. 쩝....

 

첫 날부터 이 홍역을 치렀으니,

이왕 결심한 다이어트, 입 꽉물고, 한 번 해 본다.  

밤엔...... 운동화 신고, 동네 한바퀴 휙~ 돌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