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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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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BY 오월 2009-05-21

남편도 나도 열렬히 사랑해 결혼하지 않았다.

첫눈에 반한 것도 아니고 서로가 없으면 죽을 것

처럼 애닳아 사랑해본 적도 없다.

남편은 온갖 세상의 달콤함을 너무 알아 내가

특별하지 않았고 난 세상을 너무 몰라 남편이

특별하지 않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아이낳고 그렇게 사는 것이려니

사랑한다는 말이 없어도 내 생일을 기억해 주지 않아도

가족으로 맺어진 인연 죽을때 까지 이어가는 것이려니

그렇게 살았다.

 

세월흐르며 남편은 철이 들었다.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섬세하게 감동을 주는 사람은

아니였지만 아내와 자식을 자신보다 더 아끼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거라는 믿음

하나만은 확고하게 심어준 사람이였다.

 

나 역시 믿고 살아도 된다는 희망하나 남편에게 확고

하게 심어준듯 해서 서로 믿고 의지해 지금까지 아이들

키우며 행복이니 여유니 그런것 모르고 그저 삶에 끄달려

달음질쳐 왔지만 흔들림 없는 가정은 이루어 왔다.

수능 끝나고 갑자기 널널해진 시간 단 한번도 없던 아들에

반항 아빠와 살벌한 대립속에서 우리 가족은 처음으로

가족간에 상처를 입었다.

깊디깊은 남편의 가족 사랑을 알기에 철없는 아들이 미웠고

 

또 미운 반면 안쓰러움이 컸다.

그 아들이 군대를 가고 포상전화라는 기회를 두 번 얻어

짧은 시간 전화를 건 사람이 두 번다 엄마였다.

아빠에게 누나에게 안부 전해 달라는 부탁 늘 아들에게는

툭툭 나무토막같은 메마름의 남편이 \"그 전화 녹음 안 되나

녹음 했다 나좀 들려주지 \" 하는 말에 눈물이 났다.

깊은 사랑이다

깊은 그리움이다

 

딸은 6월에 어학연수를 가고 아들은 2년을 족히 기다려야 한다.

남편의 공허감이 느껴진다.

가슴으로 남편을 꼭 끌어안고 속삭여 줬다.

그 사랑 내가 줄께

그 마음 내가 채워줄께

아이들이 아빠의 깊은 사랑을 깨닫는 날이 올거라 믿는다.

아니 벌써 깨닫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낌없이 퍼내어 다 비워져 가는 남편의 가슴.

남편에게 말했다

그 빈가슴 내가 채워줄께.

부부가 두 마음을 의지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가치를 따지면

10억의 가치라 했다.

부부의 날에 난 10억을 선물 받고

다시 남편에게 10억을 선물해준 셈이다.

난 부자다 20억이 있으니까.

아름다운 5월에 아름다운 부부의 날.

남편을 기다린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잘 살아낸 우리들을 위한 자축이다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