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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 보다 이뿐 애기꽃.


BY 찔레꽃. 2009-05-05

아이의 영혼까지 보일듯한 맑은 모습은 꽃중에 꽃이라고들 하는 장미꽃 보다도

내게는 더 이뿐 애기꽃으로 보인다.

내 얼굴을 마주하고 하얀 동그라미 속에 까만 먹물한점 찍어놓은듯한 까만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며 꺄르륵 웃어주는 아이의 웃음소리는 이제 막 구워낸 따끈한 찻잔에

담아놓은 차 향기같다.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하여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내가 하는 말들을 따라하는 아이의

빨간 입술 모양은 꽃잎끼리 서로 부등켜 안고있다 막 터지려는 작은 동백꽃잎같다.

할미라고 불려주는 아이의 목소리는 이른 아침 나뭇가지나 전봇줄에 앉아 시끄렵게

짹짹이는 참새소리보다 더 맑은 목소리로 달콤한 케이크 같은 내 삶 한조각이 되어

아이의 손 두개를 합쳐도 내 한손안에 잡혀질 작은 손으로 내 목을 끌어안고

부 정확한 목소리로 =할미 사랑해라며 내 가슴에 안기는 아이는 어떠한 조각가도 만들수 없고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도 그릴수 없는 아이들만이 그려지는 애기꽃이다.

늦둥이 아들을 키운 이후로 다시 천사같은 아이를 안아주고 아직 삼신할미가 세상으로 보낼때

때린 흔적이라는 파란 반점이 지워지지않은 몽실몽실 솜털같은 아이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기저귀를 채워주고 목욕을 시키는 이러한  일들이 아이를 만난 이후로 지금은 내가 아이와

더불어 웃을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지금의 아이는 내게있어 은은한 향기가 나는

차 한잔같은 존재다.

조금 우울한 일이 있어도 아이를 보며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말일지라도 아이는 내 말을 따라하고

나는 다시 아이의 말을 따라하며 서로 교감을 나누며 이어지는 대화 그러다 내 말이 내 행동이

뭐가 그리 우스운지 찻잔에 향기같은 웃음소리를 내게 선물해준다.

아이와 나와의 만남의 날들이 참 빨리도 지나갔다.

별빛 고운밤과 비오는  밤들을 두해나 보내고 쬐끄만 우리집 꽃밭에 아이의 얼굴만큼이나

크다란 모란꽃도 두해나 피었다 지곤했다.

아이를 만나려 가는길에 조금 가파른 길옆에 있는 집 마당에 크다란 살구나무는 오랜 가뭄의

흔적도 없이 나비의 날개짓같은 작은 분홍꽃을 피우더니 초록으로 뒤덮혀져 있는 나무가지엔

작은 열매가 맺어있다.

여기저기 때 맟추어 피어난 봄꽃들이 지고 초록의 잎들이 짙은 녹색으로 어우려지면 노오란 색깔을 띤

살구열매는 맛깔스럽게 익어  바삐 걷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할것이다.

아이가 이개월때 몌칠만 하던것이 이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아이네가 서울로 갈때까지 아이와 나와의

인연은 게속될것같다.그때쯤이면 들었던정을 어찌해야할지 .........

한번 맺어진 인연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모양인데 .아침에 나가 여덟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오면 아침에

못다하고나간 일들의 연속이다.가끔은 피곤함에 내 밥챙겨먹기도 싫지만 내가 밥챙겨주기를

기다리시는 어머님을 위해 밥상을 차린다.그러다 보니 몟년전에 인연을 맺었던 아컴에 들어오는것이

쉽지가 않다 잠시 틈을 내어 들어와도 안부글 하나 남기지못하고 막차를 타야하는 급한 마음으로

나오고만다.

오늘하루 딸아이와 이제 대학생이된 아들은 부모의 겨드랑이 밑을 벗어나 공휴일이라 하루쉬고 있는 내게

컴을 맡겨두고 오월의 싱싱한 푸르름같은 몸짓으로 대문을 나갔다.

 

경노당에 나가셨던 어머님 께서는 변비약을 드셨다며  막 들어오셔서 자리에 누워신다.

나도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이 따스한 오월의 봄날을 느끼고 싶다.

몌칠전 사다 옮겨심어놀은 야생화 꽃들을  보며 봄을 느낀다.

 아이를 보고 있는 동안은 내 순수한 동심적인 여린 감정은 녹쓸지 않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