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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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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게 기적


BY 바다새 2009-04-21

 

살아있는 게 기적

 


 

갈 길이 멀기만 하군요.

방송마다 연일 보도되는 얘기가 먹을거리에 대한 것입니다.

이젠 기사를 대하면서도 놀랍거나 흥분되지도 않으니,

기막힌 몹쓸 상황에 적잖이 적응(?)되었나 봅니다.


음식에 넣지 말아야 할 첨가물을 섞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인체에 유해한 것이냐 무해하느냐를 놓고 분석에 들어갑니다.

오늘아침은 단무지에 산업용 사카린을 넣었다고 떠들어댑니다.

운전을 하면서 대하는 방송내용에 남의 일처럼 들려오는 걸 느끼면서 제 자신이  이런 기사들에 많이 둔감해 졌음을 봅니다. 아무런 동요조차 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생체 실험하는 마루타도 아니고 사람 먹는 음식에 장난질을 치다니요.   


얼마 전에도 해로운 첨가물을 넣은 식품을 발표하더군요.

조목조목 내용물을 분석해가는 과정에서 방송하는 리포터의 말을 듣습니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더 넣었다고 합니다!”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는 정말 무엇일까요?

밝혀 낼 수도 없는 기상천외한 물질을 사람의 먹을거리에 집어넣는 짓을 합니다.

천벌을 받는 다는 말도 부족한 표현입니다.


당장 현 시대도 문제이거니와 내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아득합니다.

결국은 자기가 심고 가꿔 자급자족해야 안심된다는 말이지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말이 되새겨집니다.

 

신문을 쳐다보기 싫어진지 오래입니다.

정치상황도 구질구질하고 경제면은 또 어떻습니까?

사건과 사고는 또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지요.

천륜을 배반한 일도 비일비재하고 살아있는 사람 장례까지 치르며 억대 보험금 노린 사기극이 난무합니다.

최소한의 존중되어야 할 가족관계도 마구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엇하나 안심하고 받아들일 것이 없는 세상입니다.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여러 생각이 얼기설기 포개집니다.

이틀 과하게 내린 비로 피해상황이 속출하고 있지만,

구름사이 드러난 하늘은 청명하기만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초연히 아래세상을 내려다 볼 뿐입니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겁 없이 양심도 팔아치우며 사람목숨을 담보로 장난질 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아있는 우리네 현실이 바로 기적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살아있는 자체가 기적이지요.

큰 한숨 한번 몰아쉽니다.

휴~~~~~!



2009년 4월 21일에 아침방송을 듣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