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산화탄소 포집 공장 메머드 가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17

아 ~ 미안 !!


BY 아리 2009-04-01

왜 그렇게 안된다고 말한 것들이 많았던가 ..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안하구나 하는 말을 수없이 삼켜야만 한다  

과자를 먹어서는 안되고

사탕은 더욱 안되고...

언젠가 어린이용 종합선물 세트를 누군가 집에 가져왔을 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사탕은 쓰레기 통에 바로 던져버리고  

과자도 많이 먹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통로의 아이들

소꿉놀이할 때 먹으라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소모시켜버렸다

한마디로 성질 더러운 아줌마 @!@! 

 

라면은 라아드 유로 튀겨서 나쁘고

길거리에서 파는 튀김은 산화된 기름을 쓰기 때문에 나쁘고

심지어 쮸쮸바는 근거도 없이 좋지않은 물로 얼려만든 세균덩어리라 먹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못을 박았다

이런 쓸데없는? 강요와 협박을  수없이 주입시켜 세뇌시켜 버렸다

 

결국 ..

엄마가 주는 음식외에 그 어떤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힘이 빠져 찔찔찔 매면서도

마지 못해 피자를 시켰을 때 한모금 시원하게 같이 먹어도 좋은 콜라를

개수대에 그냥 부어버리는 미친 엄마였다 --자기 스스로 좋은 엄마라는 체면을 걸면서

 

도데체 어쩌라는 거냐

이시대를 살면서

그걸 고스란히 반항도 못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나의 아이들

나중에 친구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야 ..너 달나라에서 왔니 별나라에서 왔니?\"

 애들이 착하니까 콜라 먹지 말란다고 안먹지 ..쩝\"

라는 야유를 받아도

그때는 그걸 몰랐었다

 

요즘 외로운 나머지 호도파이나 과자, 주전부리를 식탁에

쌓아놓은 버릇이 생겼다

그런 달큰한 것들을 먹으면서 생기는 위안~!!

아 ~그랬었지

애들이 수영이 끝나고 얼마나 배가 고프고 힘이 드는데도

절대로 과자 하나 입에 넣어서는 안된다고 소리쳤던 엄마의 부당한 명령에

꼼짝없이 눈을 돌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했던 불쌍한 나의 아이들

 

자기 체험 없이 절대로 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그 사실을 나이 이만큼에서야 겨우 깨닫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입학하면

포도송이가 그려진 종이를 한장 받고

그 포도 알갱이가 꽉차도록 선생님게서 주신 스티커를

붙여내는 것이 제일 먼저 하는 과제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었는데 ..

걸핏하면 필통에 넣어두었다가 잃어버리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빠트리고

주머니에서 흘리고

이런 일들이 용납되지 않아 팔팔 뛰었었다

그게 무어라고 ...................ㅎㅎㅎ

생각할 수록 미련한 엄마였다

칭찬하고 자랑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자라고 잘못하고 틀린 것만 끄집어 내서 소리내었던 모자란 엄마였다

 

아이가 겨우 설 수 있을 때 다큰 아이들 속에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그자리에 자기가 속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시간

그 시간을 나는 훔쳐 왔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  

다 큰 아이들이 이 어린 녀석에게

계속 고무줄을 잡고 있는 말하자면

나무 토막이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는데

엄마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다

--단지 엄마의 눈높이에서 측정한 일로 -

누구라도 제일 밑바닥을 배우고서야 그위로 올라갈 수 있는 법인데 ..

아마 내아이는 그 고무줄을 계속 붙잡고서라도 그 자리에 있고 싶어했었던 거 같은데

나는 참아내지 못하고 멀리 바라볼 줄도 몰랐다

결국

아이를 억지로 집으로 끌고 오는 배려심 부족한  엄마였다

두고 두고 그 눈높이에 서 있지 못함이 부끄럽다

가끔 \"그때 엄마가 너무 했다 정말 미안해 ..너무 네 입장에 서있질 못했어 ..\"

라는 말을 하면

\"잘 컸으면 되었지요 뭘\"

하고 지 엄마에게 거꾸로  격려와 위로를 한다

 

엄마니까 .............

엄마라는 권력을 휘두르고  아이들에게 강요했던 그 아픈 시간들을

사죄하고 싶다

다시 그 엄마로 돌아가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하는 갈릴레이 처럼

또 다시 과자를 먹어서 안되고 라면도 안되고 ...안된다고 끊임없이 되뇌이는 엄마가 될 지도 모른다^^;;;

 

바로 그것이 엄마다

자기 방식으로 사랑하는 ..바로 그 엄마

 

 

반대로 나의 어머니는 그 무엇도 안된다는 것은 없으셨다

어떤 것도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신 적도

당신의 딸이 그 누구의 딸보다 가장 이쁘고 사랑스럽고 가장 잘난? 딸이라고

해주셨다 ..

 

아이들이 종종

\"외할머니 좀 본 받으셔요\"

라고 말했다 그때도 그걸 몰랐었다

 

아 미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