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시공휴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61

울어라 열풍아!


BY 오월 2009-03-11

처녀같은 젊은 엄마가 초등학교 4학년의 딸의 손을 잡고

어느집에 갔다.

보리쌀 몇 말 얻어다 먹었는데 갚을 길이 없으니 몇 달

살고오라 했다. 한 발 두 발 세발 한 백 발쯤에 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산다. 다들 학교에 가는데 난 아이를 업고 혹 친구들

눈에 띌까 뒷골목을 걸었다

처녀같은 엄마는 날 남의집에 두고 헤실헤실 웃으며 집으로 갔다.

그 처녀같은 엄마를 용서 못했다면 난 뭐가 되었을까.

 

초등학교 5학년 아직도 처녀같은 엄마와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이라는

곳에 갔다. 가도가도 끝없이 먼 거리가 내가 쉽게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리임을 느끼고 어느집에 엄마가 날 두고 떠날 때 난 슬피울었다.

엄마는 웃으며 길모퉁이를 돌아갔다.

그때입었던 엄마의 땡땡이 월남치맛자락  그 집에 있는동안

그 길모퉁이로 사라진 엄마의 치맛자락이 그리워 울었고 다정히 식탁에

앉은 가족들 뒤로 씽크대위에 따로 차려진 내 초라한 밥상앞에 울었다.

가끔 환각 증세로 엄마의 치맛자락이 보이곤 했다.

그 월남치마를 입은 처녀같은 엄마를 용서 못했다면 난 무엇이 됐을까.

 

초등학교 육학년 대학까지 보내준다는 그 말에 엄마손을 잡고 간 집

단 한번도 학교에 보내준다는 말 없었고 옆집 19세 언니만큼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난 맞으며 울었다.

날 데려다 준 엄마는 가면서 웃었다.

웃는 엄마를 보며 난 울었다.

주인님이 그러신다.

웃고가는 엄마 우는 딸은 처음이라고 그 웃고간 엄마를 용서하지 못했다면

난 무엇이 됐을까

 

남동생 네 명을 내 인생을 말아먹은 놈들로 용서못했다면 난 무었이 됐을까.

그렇게 라도 다닌 학교에서 그나마 초등 졸업을 인정해줘 돈 한푼

안드는 재건중학교에 보내달라고 몇 날 며칠 울며 내미는 입학원서를 쪽쪽

찢어 아궁이에 넣어버린 아버지

당신 이부자리 밑으로 취위를 피해 파고드는 어린 자식을 야멸차게 밀어내든

아버지 임신한 딸이 3개월 음식을 입에넣지 못해 다 죽어가자 남편이 친정으로

보냈건만 우유하나 사 달라고 애원하는 딸을 본체만체 외면한 아버지를

용서 못했다면 난 무엇이 됐을까.

 

아들만 셋 낳으신 시어머님 셋 다 성이 다른 자식 그 중 남편은 뿌리도

찾을 수 없어 자신의 성도 못쓰고 아이들도 다른 성으로 살아가야 하고

지금 살고있는 아버님또한 다른 분이여서 네 분의 시아버지가 계시지만

차마 생사여부도 묻지 못하고 내 자식들을 아픈 가슴으로 바라보게 만든

내 시어머님을 용서하지 못했다면 난 무엇이 됐을까.

 

친시아버님도 아니면서 기백만원을 입에 달고 사시며 당당하신 아버님을

용서하지 못했다면 난 무엇이 됐을까.

 

가난한집 딸이라고 배우지 못한 여자라고 계수씨 대우도 없고

우리가 가는 날은 꼴도 보기 싫으신양 술취해 계셨던 아주버님을

용서하지 못했다면 난 무었이 됐을까.

 

헤실헤실 웃던 처녀같은 엄마는 날 위해 당신 몸이라도 떼어 주실요량이다.

아무런 추억도 주지못하신 내 아버지는 날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하신다.

무슨말을해도 하늘같이 믿어주는 동생들은 가끔 누나의 고마움을 힘들어 때로

잊고 살아도 용서 하라며 울며 전화를 한다.

내 어머님 아들과 딸과 늦은밤 첩보 작전을 펼치라 한다.

돈 밖에 모르고 자식이 저승문턱을 헤매도 단 10원의 결혼자금도 내놓지

않으신 분이 큰집 작은집 아무도 모르게 몇 천만원의 돈을 나에게 주신다.

아주버님 세상에 제일 고마운 사람 계수씨라 하신다.

아버님 본가에 자식있지만 늘 기대오시는 마음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이고

나 하루하루 사는게 행복하고 보람있다.

 

내 나이 엄마 나이였음 내 나이 어머님 나이였음 뭘 알았겠는가.

그래도 버리지 않고 그리운 가족들 함께 살 수 있게 해 주신것

그 사람이 보고싶다 같은 프로에 나가 펑펑 울지 않은 것

감사할 뿐이고 나 눈,코,입,귀 사람으로 낳아 주셨으니 사람으로 살아가야지

그래도 가끔 울고 싶은데 내 눈물 보는 가족들 많이 아플까봐

내가 울면 내 눈물에 일조한 내 사랑하는 가족은 나보다 더 아플것이기에...

누구보다 씩씩하게 전화도 받아야 하고 사는게 행복하다고 말해야 한다.

난 울지 못한다 울고 싶거든 울어야지 하지만 눈물 한 방울도 헛되이 흘릴 수 없다.

가슴에 무엇을 품었든 이제 그 눈물로 싹틔우고 있으니 그 가슴 쥐어 뜯던 날들은

내 눈물은 내 꿈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자양분을 주셨는데 가슴에 품은 꿈하나 싹틔우지 못한다면 스스로

무능한 것이지 남을향한 원망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앞으로 나가기 위해

나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며 헛된 날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복잡한 가족사에 어찌 이 간결한 이야기만 있겠는가.

하지만 나 무성한 숲으로 멀리 뛰기위해 사랑하고 포옹한다.

저 푸른 숲으로 저 푸른 하늘로 나 크게 뛰어 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