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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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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정지 먹던 날


BY 그대향기 2009-03-10

\"당신 휴대폰 줘\"

남편의 일방적인 통고.

\"어?? 나 4~5 월에 행사 많은데...\"

약간 거부감.

\"한달에 몇 통화나 해?

서너달에 한두 통화 하자고 매달 돈 그냥 날려?\"

 

핸드백 깊숙히 넣어 두는 내 핸드폰.

늘상 남편이랑 붙어 다니고

특별히 사업하는 여편네도 아니고...

출퇴근을 하는 직업가진 아내도 아니고.

가끔 한번씩 외출하면서 충전해 나가는

꼭 악세사리 같은 내 폰.

그래도 하루 온 종일 단 한통화도 안 하는 날이 더 많다.

내 폰 번호를 안 가르쳐 준 것도 있지만

남편하고 거의 같이 행동하니 웬만한 전화는

남편 휴대폰으로 다 하게 했다.

그러니 내 폰은 그냥 남편이 날 찾을 때나??

 

 

아이들이 제발 들고 다니라고..

엄마한테 급하게 전화할래도 흐이구....

맨날 폰은 안 들고 다니고...

뭐 그러면 아빠한테 하지?

아빠한테 할 이야기가 아닐 때는?

뭐 그럼 밤에 하든가...

아이들은 방방 뛰어도 난 그 폰이 왜 그리도 낯이 선지....

주방에 있을 때는 물이 튈까 안 갖고 다니고

어디 외출할 때는 벨이 울려도 다른 사람 폰인가 보다...

그냥 핸드백 지퍼도 안 열고 그냥 있기 일쑤고.

 

 

난 그렇게 산다.

급할 것도 없고

답답할 것도 별로 없다.

남편은 폰이  있고

아이들 다 있으니

아내가 없다고 큰일이 나나 뭐.....

전에도 없이 살았는데 암시랑토 않더만...

 

드뎌 내 폰이 해지 당했다.

벌써 두번째.

전에도 남편이 큰 시장가면 복잡하고

골목골목 찾으러 다니면 짜증난다고

최신형으로 하나 장만해 준 걸

하도 하도 안 받으니 딸한테 줘 버리라고..

그럼 그래라고....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선선히 줘 버렸다.

약간은 섭섭....

 

그러다가 또 어딜가면 공중전화도 잘 없고

둘이서 떨어져서 볼일을 보는 날이면

남편은 내 행방이 묘연하다며 다시 장만해 줬던 폰을

드디어 또 해지 시키고야 말았다.

꼭 좋은 장남감 하나를 선물 받았다가

주인한테 도로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들 다 있는 뭐가 빠진 느낌....????

그래도 잘 살아질거다.

지금까지도 잘 살아나왔으니...

답답한건 내가 아니고 남들이겠지???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