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후라이팬 위에서는 소리까지 고소한 냄새~`
눈으로 먹기 전에 귀로 먼저 먹게 하는 삼겹살 구이.
고소하다 못해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게 하는 삼겹살 구이.
늦은 밤 주말마다 기숙사에서 나오는 아들을 마중하면서 사 온
갈비삼겹살 구이로 학교급식에서는 힘든 삼겹살 파티를 열어 줬다.
야채도 같이 먹일 겸 해서 상추며 깻잎, 다른 쌈야채 몇가지를 사서
잘 익은 김장김치 묵은 것과 한상 가득.
남편도 일부러 아들하고 같이 저녁을 먹겠다며 할머니들과의 저녁을 참았다.
요즘 학교급식이 평균적으로 잘 나오는 편이라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지만
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이 주말에 나오면 비싼 쇠고기는 좀 그렇고
생삼겹살이나 좀 준비했다가 익은 김치랑 차려주면 달게 먹는다.
급식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포만감을 느끼게 할 만큼의
고기급식은 좀 어렵다.
어느 정도 그램이 정해지기 때문에 실컷 먹는다는건 좀 그래서
집에 오는 날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가끔 굽는데
옆에서 계속 야채쌈을 많이 먹어라고 잔소리하랴~~
고기 구워서 가위로 잘라주랴~~
아들은 한꺼번에 많이 먹는 체질은 아니고 어느 정도만 먹으면
밥상을 물리는 편이라 먹을 때 자꾸 들이 밀어준다.
무슨 보약이나 먹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몸무게가 20kg만 나가면 뭐도 해 줄께 뭐도 해 줄께....
그러면서 몸이 불기를 기다렸건만
날씬한 너무나 날씬한 아들은 그 20kg이 얼마나 안 나가는지..
밥상에 앉으면 특별히 편식도 안하고 그런데로 먹는 아이가
몸무게는 어찌나 안 늘어가던지 혹시 몸에 이상이라도 생겼나 싶을 지경.
키도 좀 처럼 위로 솟지를 않고 고만고만.
남들은 애 옷이 작아져서 남 준다는데 아들은 자기 옷 다 닳아지기까지
꾸준히 자기 옷을 입는거 였다.
그러던 아들이,
중 3 시절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더니 어느 날부턴가
엄마 귀를 옆 눈으로 보다가~
또 어느 날은 엄마를 눈 아래로 내려보는게 아닌가~
하~~
이젠 아주 쑤욱~솟아 올랐네~ㅎㅎㅎ
174 cm 나 되는 키에 몸무게도 63kg 이나 나간다니..ㅎㅎ
그렇게도 소원이던 몸무게도 키도 자랄 시기가 되니
쑤욱~쑤욱~~무슨 우후죽순 자라 듯이 잠시 잠깐이다.
그래도 무슨 특별한 음식의 욕심도 없고 있는 그대로 잘 먹어 준다.
특별식은 따로 없고.
일부러 야채를 잘 안 먹으려하는 아들을 위해 갖은 야채를 다진
야채 볶음밥은 자주 하는 편이고 특히나 좋아하는 계란은
삶거나 구워서 간식으로 주는 방법을 하지만 .
온갖 야채를 듬뿍 넣는 샤브샤브는 좀 먹는 편이다.
버섯은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을 좋아해서 버섯듬뿍에
숙주나물, 어린 배추순,시금치, 마늘듬뿍, 잔파에 미나리....
고기는 양념으로 조금만 준비해서 야채를 소스에 찍어서 많이 먹게한다.
음식에 큰 욕심을 안 부리는 아들이 때로는 야속하기도 하다.
한창 자랄 나이에 좀 옴싹옴싹...푹 푹 밥 그릇을 비워주면 좋으련만....
이거 좀 먹어보지 그래?
그러면 네..좀 있다가요...그러고는 한 두번?
식사량이 그닥 많지 않은 아들은 늘 엄마를 애 태운다.
일주일에 한 두끼 집에서 먹는 아들이 오는 날이면 뭘 해 줄까 고민이다.
아..꽃게탕도 많이 좋아하는 메뉴네.
두부를 많이 넣고 된장찌게처럼 한 꽃게탕.
참.... 노릇노릇 두툼하게 구운 두부를 고추장에 조린 두부조림도 좋아하지.
딸들은 생선도 잘 먹는 편인데 아들은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치는 보통이고 생선회도 오징어나 산 낙지는 잘 먹는데 다른 회는 별로.
가끔 다른 어종도 좀 먹긴 하는데 극히 적은 양만 먹는다.
나물 비빔밥은 무지 좋아한다.
아들이 오는 날이면 일부러 갖은 야채를 볶으고.. 무치고...
그래서 나물 가지수가 많은 비빔밥을 준비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계란을 두개 후라이 해서 올리고....좋은 참기름도 한숫갈 넣고.
빨간 고추장을 넣고 쓱~쓱~비벼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안 먹고 옆에서 지켜만 봐도 배가 부르고 입 안 가득 나물에서 나는 향기가 크흐....
한 대접 잘 비벼서 먹고는 물 한 컵 벌컥벌컥 들이킨 다음
\"맛있게 자~~알 먹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든든한지.
그려그려..어서어서 많이 먹고 많이 커라~`
사나이 대장부는 말이야~`
자고로 덩치도 좀 있고 기본적으로다가.
키는 너무 커도 복잡한 인연이 많아지지만 적당히는 커야제~~
이러면서 혼잣말로 빈 그릇을 치우는 내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 번진다.
아주 꼬맹이 적에 뱀한테 물려서 큰 일 날 뻔했던 막내 아들이
이젠 제법 남자 티가 난다. ㅋㅋㅋ
올 해 고 2.
턱수염이 거뭇거뭇 보이고 목소리는 변성기를 지나 낮은 톤의 어른소리가 난다.
어색한 남자 어른소리.
웃옷을 갈아 입을 때 보면 복근도 제법 있고 어쭈~~
알통도 있네 그랴~
허벅지도 탄탄해졌고....
어릴 때는 가끔 보여주더니 이젠 아예 구경도 안 시켜주는 심볼.ㅎㅎㅎ
아마 어른이 다 되었을거야.
고 2면?????.
요즘은 예비입시생이 되어 토요일 방과 후에도 도서관에서
도서관 문 닫는 밤 10 시 까지 공부를 하고 오는 막내.
목표를 높이 두고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막내가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어릴 땐 코피를 자주 쏟고 열 감기에 경기까지 해서 엄마 아빠를 간 떨어지게 했던 녀석.
제발 건강만 해 다오~~
다른 건 더 바랄게 없단다~~
그랬던 엄마 아빠가 이젠 욕심을 좀 부리는건가?
즐기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신나는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누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순한 아들이라 남편도 은근히 신경을 쓴다.
지금보다 더 활발하고 더 패기있게 좀 더 남성적인 아들이기를 바라지만
태어나기를 유순하게 태어난 아들을 어찌하리오~~
식성까지도 둘째가 아들이었으면 할 정도로 다른 아들을....
음식 욕심도 크게 없는 아들은 품은 포부까지도 작을 까 봐
남편은 그게 걱정이지만 뭐 어떠랴?
베드민턴도 곧잘 한다고....축구는 학교선수도 한번 했다던데.
친구들을 집으로 자주 데려와 자고 하는 거 보면
친구간의 사교성도 좋은 거 같고
학교에서 체육부장인가 뭔가를 맡았다던데
그러면 어느 정도의 통솔력은 있는 거 같고.
우수한 성적은 아니더라도 바닥은 아니니 다행이고.
큰 일만이 일인가?
작은 일들이 잘 되어야 큰 일이 빛이 나는 걸......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위치의 사람이건 간에
스스로가 만족하고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만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 아닐런지.
허황된 꿈을 쫒다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그런 사람이 되기보다는
작지만 스스로의 능력에 맞는 일에 정열을 쏟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이 ...성공한 사람의 모습이지 싶다.
첫째도 그랬고 둘째도 그랬지만 아들까지도
난 본인들이 선택하는 일에 응원을 해 주고싶다.
인생의 선배로써 충분한 조언은 해 주겠지만 최후의 선택은
본인 스스로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
그래야 책임감도 느낄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을 믿기에.
아들아....
지금처럼만 착하고 사랑스런 아들로 자라다오.
더 성장해서 남자라면 당연한 군대도 가야 하고 여자친구도 사귀게 되면
엄마 아빠를 뒷전으로 미루지 말고
자주 안부 전하고 가끔이더라도 사랑한단 말 잊지 말아주라~~
나이들면 자식들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희비가 엇갈린단다.ㅎㅎ
아침에 등교하면서 엄마랑 오른손 주먹으로 화이팅~을 하는
우리 둘만의 의식을 언제까지 계속할런지는 모르지만
먼 훗날에 재밌는 추억 하나는 되겠지?
오늘도 화이팅이다~~!!
깨끗하게 치워둔 네 방에서 지금쯤 곤히 자고 있을 아들~~
좋은 꿈 꾸고 네 꿈을 위한 편안한 휴식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