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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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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러보는 동백 아가씨


BY 새우초밥 2009-02-26

 

 

 

    \"동백 아~~가씨~~울다 지쳐서~~\"

 

   나의 허스키한 목소리 보다는 내가 불러드리는 국민가수 이미자씨의 노래 동백 아가씨

   이 노래가 그분의 마음을 상하게 했는지 아니면 조용히 있고 싶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손과 다리가 침상의 한 부분에 실험대상이 된 사람처럼

   조금만 움직일만큼 묶여두었기에 영화 쇼생크 달출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처럼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였을까

   투석줄이 연결되어 있는 무우보다 큰 다리 하나가 나에게 날아오는것 같았기에 난 급하게 피했다.

   아마 그 다리를 맞았더라면 내가 즐겨보는 미국 프로 레슬링 선수들이 구사하는 힘에

   어쩌면 한 순간에 당했을지도 모른다.

 

   오늘 나의 옆 침상에서 투석하시던 사람은 치매와 투석을 같이하는 할아버지다.

   항상 식사를 하시면 1시간동안 하시고 치매까지 있다보니

   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같이 놀아가는 연세에 투석하는것이 너무 서러운지 혼자서 울음을 보이시고

   또 때로는 투석줄을 잡고는 줄을 당기는 그래서 간호사들의 긴장을 풀지않게 만드는 할아버지,

   4시간동안 당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자유자재로 움직이기에 간호사들의 관심대상 1순위다.

   그런데 오늘 그분의 다리와 팔에는 5개 정도로 보이는 크고 작은 링케병이

   마치 과수원의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과일처럼 매달려 있다.

   그 링케병에서 연결된 줄 또한 전봇대에서 다른 전봇대로 건너가는 전선줄처럼

   복잡하게 몇가닥으로 여기저기 뻗어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지난 토요일날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왔다.

   너무 몸무림을 치시다 보니 간호사가 달려와서 제발 그대로 있어달라는 존경의 부탁을 하지만

   치매가 있으시고 올바른 정신이 아니다 보니 1분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간호사가 바로 옆에 있는 나에게 봐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할아버지쪽으로 눈길이 돌아간다.

 

   TV를 보다가 신문을 읽다가 몇분 간격으로 그분을 유심히 쳐다보면서

   혹시나 줄을 빼는건 아닌가 싶은 마음으로 쳐다본다.

   그런데 내가 잠시 얼굴을 돌렸다가 살펴보니 그새 어떤 수액줄 하나를 뽑았다.

   그 모습을 발견한 난 간호사들을 불렀다.

   겨우 진정 시키고 다리와 손을 못 움직이게 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그 자세에서 벗어날려고 발버둥을 치신다.

   지금 그분이 처한 상태에서 4시간동안 한 자세로 누워 있어야 한다는게 힘든줄 알지만

   그래도 그분에게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난 그분에게 관심을 다른것으로 돌리게 나의 폰으로 음악을 틀어드렸다.

   그런데 음악도 싫다는지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

  

     \"할아버지 그러면 안되거든요~\"

 

    어떤 급한 행동을 할때 내가 제지를 하면 그분은 알아듣지만 그 큰 발로 나를 칠려는 흉내를 보이면

    잠시 피하고 다시 말을 시킨다.

    문득 동백 아가씨 그 노래가 생각났다.

    어린시절 TV에서 흘러나오는 국민가수 이미자 그분의 대표곡이라는 동백 아가씨,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젊은 가수들의 노래만 불러보았지만

    나의 어머니 세대의 이미자 그분의 노래를 잘 알고 있지만 한번도 그 노래를 불러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난 그 노래가 갑자기 생각났기에 그분 옆에서 조금 불렀다.

    그분은 이미자 그분의 연배보다 조금 높은 연세를 가진분이지만 옛날 노래를 옆에서 듣다보면

    귀에 익숙하니까 몸을 가만히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불러드렸는데

    동백 아가씨 그 노래까지 싫어하시는지 침대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셨다가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처럼 자꾸만 움직이신다.

    내가 크게 걱정이 되었던것은 움직이는 것보다는 투석바늘이라도 빠질까 싶은것이

    큰 걱정이였고 나의 노력이 그분에게 어떻게 보였을지 조금이라도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