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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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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암담하여서


BY 가을단풍 2009-01-21

마음이 암담하다 못해 캄캄하다.

아니 어쩌면 늪으로 죽~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언제나 공부를 잘 한다고, 정말로 공부를 하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가 너무나 예뻤었다.

헐렁한 츄리닝에 다 늘어진 머리끈으로 머리를 질끈 묶어높고 

미용실은 중등 고등 6년동안 두세번 정도 갔나.

머리도 시간 절약을 위해 묙실에서 묶은 채로 뚝 잘라 주었었다.

그야말로 공부를하기위해 물불을 안가렸다.

나는 그 아이가 너무나 이쁘고 소중해서 언제나 자랑으로 살았다.

시집간에 불편한일도 기쁘게 참을수 있었다.

남편과의 갈등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랑스럽게 모두 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견뎠다.

사람들이 나를 훌륭한 엄마라 했다.

내 아이가 언제나 나를 위해 보석을 달아주었다.

그런데 그아이가 수능을보면서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워낙에 공부를 위해 목숨을 걸기라도 한 듯 그렇게 공부를 하던 아이엮기 때문에

재수를 하면되지 하면서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었다.

점수가 모자르는 줄 뻔히 알면서 논술 준비도 시켰다.

다시 재 도전 할 날을 위하여.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년에는 훨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 보았다.

 

수능을 맞친 지  두어 달이 넘었다.

이때나 저때나 책을 보려나 기미를 살펴도 깜깜 무소식이었다.

아이에게 물었다.

고기가 바로 저긴데 왜 그러느냐고.

학원엘 가려면 시험을봐야 하니까 준비를 하라고.

그랬더니 아이가 하는말,

지금까지 엄마딸로 태어나서 한번도 놀아본적이 없어 나는 무계획이 계획이니 참아달라했다.

밤에 개념도 없이 아무때나 돌아다니고

낮에 개념도 없이 아무때나 자고

돈에 개념도 없어 사고 싶은거 제멋대로사고

시간 개념도 없어 그야 말로 퍼질대로 퍼지고

만화책을 천정높이까지 쌓아놓고 읽었다.

컴퓨터로 밤을새워 영화를 보았다.

며칠전에는 와인 시음회를 간다고 일주일 이상을 와인에 관계되는 책을 빌려다가

또 천정 높이까지 쌓아놓고 읽는걸 보았다.

 

새로 수능을 치루자면 불과 열달밖에 안남았는데.

그러나 참지 않을수가 없었다.

수능 실망감에서 의욕이 상실 되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초조하고 불안하고 기타 등등 내가 살아온 삶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잘못 길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외골수로 공부만 했기때문에 현실과의 타협도 안되고

그리고 엄마에게 부정적이었다.

무슨 갈등이 있는것도 아니면서 수능을 마치고 원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되어갔다.

초등내내 전교 일등을 누리다가 중등에서도 그와 비슷한

그리고 명실공히 그야말로 명문고를 그것도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학교를 다니면서도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그런 아이가 이렇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대화를 해도 들으려 하지 안았다.

마음을 열려하지 않았다.

아이 말에 의하면 2월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하는데 내가 볼때는 그도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를 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그애를 길러오면서 겪었던 시련이 떠올라 혼자 울었다.

첫아들 여섯살때 실패하고 이애 낳아서 여섯살에 교통사고 나서 다리다치고

수술을 일고여덟번을 했을껄.

남편과의 갈등이 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 애는 아픔 속에서도 항상 기쁨이었다.

수술 한번 하고나면 기브스를 반년내지 일년씩도하고,애가 점점 커가면서 휘답하기 너무 지쳐

유모차에 태워가지고 시내 곳곳을 끌고 다니며 드라이브를 시켜주고

내가 이 아이를 기르면서 유모차를 자그만치 서너대는 사용 했으니라.

덩치가 큰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다녔기때문에 쉽게 망가지기도 했고

양쪽 겨드랑이는 항상 가래뜨가 서 있었다.

그애 뒷바라지 하느라고 눈물로 날을 보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항상 기쁨이 있었다.

반듯한 사고를 지녔기에, 그리고 엄마가 이끄는대로 순순히 따라오면서

공부를 하기위해 전념했기때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너에 눈물이 진주로 영글어가고 있다고.

감격하여 눈물을 또 그렇게 주주룩 흘려보고...........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한참을 울었다.

그래도 아이는 눈도 꿈쩍 않는다.

자식 때문에 속 썪는 주부들 생각이 났다.

얼마나 힘이들까

나는 딸이 셋이나 되는 데도 그런 속을 썪어보지 않은 까닭에.........

아무래도 내가 마음을 바꿔먹어야 되려나보다.

아마도 컴프터 프로 그램에  에러가 났나보다.

어찌 감당해야 하는가 암담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