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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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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님, 박실이님, 난공주님께 드립니다.


BY 정자 2008-12-28

중독은 무섭습니다.

중독에도 종류가 많지요.

술 마약,게임,화투...섹스까지 중독이라고 병명을 붙여봅니다..

 

나도 한 가지 중독에 걸린 게 있습니다.

바로 글수다와 말수다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수다를 떨지 않으면

머릿속이 근질근질거라고 엉덩이가 들썩들썩하고

입이 가벼워져서 주절주절대고

증상이 천상 아줌마들 수다를 반드시 풀어야 그날  잠을 푹잡니다.

 

이 수다중독엔 약이 아직 개발중인가 신약에도 목록이 없다더군요

그러니 할 수없이 전화통이라도 귀에 붙이고

그렇게 애길 했건만

응 있다가 내가 전화 또 할께? 이러고 전화를 끊고

또 하면 아까 한 애기 새롭게 또 합니다.

그러니 천상 아줌마표 수다지요..

 

용케 잘 기억하는 것은 그 수다들의 줄거리가 다양해야 건만

천편이던 백편이던 모두 배역다르고 주인공틀린 가정사더군요.

누군 어딜 갔었는 데 거긴 별루라네?

누군 집을 샀는데 집들이 안한데?

누군 신혼여행 간 아들이 비행기장에서 울고불고 싸웠는데...

이런 수다들이 모두 지구위에서 매일 벌어지는 게 정상이지요.

아뭏튼 내가 하고 싶은 수다는 나도 참 미쳣지요

집에서
뜨듯하게 엉덩이 지져가면서 드라마 한 편 때리고

때가 되면 밥먹고 또 자고 그런 휴일에 뭐하러 이 도서관 네모난 책상앞에 앉아서

허리도 잘 못피고 구부정하게 앉아서  글수다를 떨어야 저녁에 잠이 잘 온다는겁니다.

휴일에 글수다를 많이 떨면 수당을 더블로 쳐서 준다고 하면 난 그런 거 못합니다..

돈버는 시간에 차라리 방바닥에 배깔고 잠만 푸지게 잔다고 하는 천하의 잠퉁이었지요.

 

하긴 잠 많이 잤다고 그 누가 기념비를 세워 준다면 단연 내가 일등입니다.. 헤헤..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글수다에 대해서 설명이 긴 이유는 그동안 울 에세이방 터줏마님들의

안부가 불안할 정도로 걱정입니다.

 

사람이 말도 실컷하고 수다도 실컷떨다가 거기다가 글수다까지 체질이 되도록 일상의 한 부분을

무시로 못한다고 하면 병이 납니다. 그 병이. 글중독....참으로 무섭지요. 안쓰고 어떻게 버티면 되것지..이게 안 통합니다.

 

다른 것은은 몰라도 이런 중독 치료제 따로 없어요..

수다도 맞장구 잘 쳐주는 상대와 늘 하듯이.

글수다도 한 번 간 곳에 그 게시판이 아니면 글이 이상하게 안 써집니다..

 

아는 길은 묻지도 않고 맨날 가는 길에 못가게 금쳐놓고 넘어오지 못하게 한 삼팔선이 있으면 몰라도 순전히 자존심에 버텨봤자 나만 더욱 곤고해집니다.. 좀이 쑤시고 입이 근잘근질해서 도가 통하지 않으면 견뎌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글쓰기 중독이라고 따로 분류번호를 붙여 봅니다..

그냥 솔직하게 똥처럼 싸야 합니다.

사람의 몸에서 똥 못싸면 심한 변비환자가 되어 죽는다지요..

혈액순환이 안되서 손발이 차지고 골치가 아프다가.

 

박실이님도, 바늘님도 난공주님도 글쓰기 중독에 걸린 분들입니다.

화장실은 어디에도 있지만. 글쓰기중독은 아무데나 올려도 시원찮아요. 달리 친정같이

모두 제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아줌마들이 쓰는 글수다는 솔직함외엔 별다르게 꾸미거나 치장할 이유 없습니다.

어디 문단에 등단 할려거든 요즘은 얼마든지 널려있지요..그러니 굳이 강요할 필요도 없는데.

 

아줌마는 사람입니다. 아이를 낳아서 길러서 충분하게 사람냄새나게 훈훈한 정을  알고 잇지요.

알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풀어내서 서로 부둥켜 안아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다양한 아줌마들 수다를 듣고 싶고 보고 싶습니다. 그저 그것 뿐입니다.

 

보고 싶습니다. 글에 녹녹하게 밴 삶의 한 단면 연속되는 한 영화처럼 , 때론 드라마처럼 엮어지는

수 많은 애깃거리가 새 해에도 여전히 듣고 싶습니다.

 

새해 복많이 누리시구유....그저 건강 다시 되찾으시고..내내 그런 마음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